대학 연구 성과를 사업화하기 위해 세워진 대학기술지주회사가 첫 수출을 눈앞에 뒀다. 사업개시 1∼2년 차를 맞는 국내 8개 대학기술지주회사뿐 아니라 신규 기술지주회사를 검토 중인 다수 대학들에 가능성을 제시해줄 것으로 기대된다.
지난해 9월 설립된 국내 1호 대학기술지주회사인 한양대학교기술지주회사 HYU홀딩스(대표 이성균)는 소음제거기술 전문 자회사 트란소노가 휴대폰용 잡음제거 솔루션을 팬택 휴대폰 탑재하는 계약이 마무리 단계에 돌입했다고 10일 밝혔다. 팬택 휴대폰은 미국 버라이즌에 공급하게 돼 사실상 대학기술지주회사가 사업화한 기술의 첫 수출 사례로 기록될 전망이다.
이성균 HYU홀딩스 대표는 “올초 국내 VoIP용 솔루션 공급으로 약 2000만원의 첫 매출을 올린 데 이어 이번 계약이 성사되면 휴대폰 공급 물량을 고려할 때 단번에 적지않은 매출을 기록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트란소노는 올해 매출 7000만원, 내년 15억원을 목표로 잡았다.
국내 대학기술지주회사들은 이제 막 사업을 개시한 상태로, 현재까지 대부분 국내에서도 뚜렷한 매출을 올리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HYU홀딩스의 수출 사례는 매출 규모면에서는 수억원대이지만 우수한 기술력을 갖춘 대학기술지주회사의 성공 가능성을 입증한 사례로 눈길을 끈다.
이 대표는 “대다수 대학기술지주들이 사업화할 기술에 대한 검증보다 지주회사 설립 자체에 초점을 맞췄다면 한양대는 지주회사 설립에 앞서 약 2년에 걸쳐 철저하게 ‘될성부른 기술’을 검증하고 준비해온 덕분”이라고 설명했다.
트란소노의 잡음제거기술인 ‘일렉토복스’는 외산인 퀄컴·오디언스에 비해 공급 가격이 50% 저렴한데다 싱글 마이크 기반임에도 성능이 두 개의 마이크 내장 제품에 뒤지지 않는다고 회사 측은 덧붙였다.
한양대는 자회사 추가 설립에도 나선다. 지난달 소프트웨어온칩 전문 자회사인 ‘크린컴’을 설립한 데 이어 이달 중 신체 내 오메가3 지방산 함량을 측정하는 전문 기술 업체인 ‘오메가퀀트아시아’를 설립할 예정이다.
이 대표는 “이밖에도 10여개의 대학 기술에 대해 상용화 검증 작업을 꼼꼼히 진행 중”이라며 “트란소노 잡음제거 솔루션의 경우 텔레매틱스·휴대폰·이어폰 등으로 사업 영역을 넓히면서 주요 휴대폰 업체와도 추가 협상을 벌이고 있다”고 말했다.
김유경기자 yukyu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