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출권거래제 도입 시 저탄소 산업구조로의 전환에 따른 비용발생 대책 마련이 선행돼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또한 전력시장 가격에 대한 규제로 인해 배출권 시장이 왜곡될 경우 국가 전체적으로 심각한 문제가 초래될 수도 있다는 우려도 나왔다.
지식경제부가 전력거래소·대한상공회의소와 함께 10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개최한 ‘배출권거래제 모의거래 운영결과 분석 워크숍’에 참석한 전문가들은 이같이 말하며 배출권 거래제 시행 이전에 에너지정책 재정비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모의거래에는 발전·철강·화학·시멘트·제지·금융 등 주요 산업별 핵심 업체 28개사가 참여한 가운데 현물·선물거래, 배출권 예치(Banking), 무상·유상배분을 통한 배출권 할당, 업종별 차등 감축, 감축기준 강화 등을 조합한 4단계 거래 시나리오에 따라 진행됐다.
모의거래 분석 결과, 발전부문의 경우 전력시장 가격 규제로 인해 석탄 발전에서 LNG 발전으로의 연료전환 비용이 낮아 저가이지만 배출량이 많은 석탄 대신 고가의 LNG로 손쉽게 연료전환을 함으로써 과도한 LNG 수요가 발생했다. 이는 결국 국가 전체적인 에너지 비효율 상태를 초래하게 됐다.
산업부문의 경우 배출권 시장가격이 탄소배출 저감비용보다 낮을 때는 생산량 변화가 없거나 증가했지만 반대로 배출권 시장가격이 높을 때에는 생산량이 감소했다. 따라서 배출권거래제를 도입이 성공하려면 저탄소 산업구조 전환을 위한 비용 대책이 필요하고 전력시장가격이 정상화를 위해 에너지정책이 재정비돼야 한다는 것이다.
진홍 지경부 기후변화에너지정책관은 “이번 모의거래는 철강·발전사 등 온실가스 다배출업체가 다수 포함, 온실가스 배출 총량이 우리나라 탄소 배출량의 40%를 상회해 국가 전체 배출권거래제 추진의 경우와 비슷한 효과를 얻을 수 있는 중요한 기회가 됐다”고 말했다.
함봉균기자 hbkone@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