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텐츠제공사(CP)들에게 칼자루를 휘두르던 국내 통신 서비스업체들의 위상이 흔들리고 있습니다. 그동안 사용자들이 기존의 이통사들이 제공하는 네이트·쇼·오즈 등 자사 사이트를 중심으로 폐쇄적인 무선인터넷 사용에 익숙해졌지만 아이폰 출시를 계기로 국내에도 망개방의 흐름이 빠르게 유입되고 있습니다.”
유성원 넷투엠 사장(42)은 지난달 17일 33개 회원사가 참여하는 ‘한국무선인터넷망개방사업자협회(KOSCA)’가 공식 출범하면서 이 협회의 회장으로 선출됐다.
지난 4월 문을 연 무선 솔루션 업체인 넷투엠을 돌보기에도 빠듯한 시간을 쪼개 콘텐츠제공사들의 대표로 국내 이통사업자들에게 망개방의 목소리를 낸다는 것은 다소 부담스러운일이 될 수 있었다. 하지만 망연동장치(IWF)사업자인 온세통신과 드림라인을 통해 오픈망 서비스를 제공하는 업체의 특성상 이통사와의 거래가 없어 오히려 할 말을 제대로 할 수 있다는 것이 그가 CP 업체들의 창구가 되기로한 이유이기도 하다.
유 회장은 독특한 이력을 가지고 있다. 1995년 동부화재 인사팀에 근무하면서 사회에 첫발을 내딛었지만 케이블방송 동아TV에 신입 PD로 입사, 패션담당으로 4년 동안 일하면서 ‘란제리 패션쇼’를 기획해 튀는 PD로 주목받았다.
CP 업체와의 인연은 LG텔레콤에서 콘텐츠 기획 업무를 맡으면서 부터다. 퇴사 후 CP업체인 엠닥스를 창업했다. 이 업체는 2008년 옴니텔에 합병됐고, 이후 옴니텔의 사장을 맡기도 했다. 그가 자신의 주특기 분야가 무선망개방 분야라는 자신감을 숨기지 않는 것은 이 분야에서 그동안 쌓아온 다양한 경험 때문이다.
그는 “국내 이통사들의 그동안 망개방성이 부족하다는 지적을 받으면서도 콘텐츠의 질을 유지하고 네트워크 트래픽을 관리하기 폐쇄적인 망정책을 옹호해 왔다”고 지적했다.
이통사가 생존권을 쥐고 있는 무선인터넷 시장에서 CP들이 제 목소리를 내기 어려웠고, 한때 2000여개가 넘었던 CP들의 수가 최근 백단위로 줄어든 것도 이통사들이 무선인터넷 정액제와 정보이용료를 묶어버리는 등 그동안 이통사의 입맛대로 CP업체들이 따라 움직인 결과라는 것이다.
KOSCA는 월 1회 사장단 모임을 갖고 실무자들은 수시로 접촉해 의견을 공유하고 상위단체인 한국무선인터넷산업연합회(MOIBA)와 협력해 정부 정책 수립에 적극 의견을 개진할 계획이다.
그는 “시기적으로도 어느 때보다 강한 망개방의 요구가 일고 있다”면서 “망개방은 무선인터넷을 포함한 통신 시장 전체의 파이가 커질 수 있다는 기대감과 함께 일자리 창출, 경쟁력 향상에 바람직한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동인기자 dilee@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