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아이폰’이 중국에서 죽을 쑨다. 지난 10월 30일 출시한 뒤 40일째인 지난 10일까지 겨우 10만대를 팔았다고 월스트리트저널 등이 11일 전했다.
인구가 중국(13억명)의 3.5%에 불과한 한국 소비자들이 아이폰 출시(11월 28일) 열흘만에 10만대를 손에 쥔 것과 크게 대조적이다. 지난 2007년 미국에서 판매 개시 30시간만에 27만대가 팔렸고, 지난달 한국에서 사전 주문 6만6000대를 기록하는 등 세계에 ‘아이폰 사는 줄’이 이어졌지만, 중국에서는 출시 4일간 겨우 5000대를 채웠다.
중국 시장분석가 폴 우는 “(중국 내) 아이폰 판매량이 실망스럽다”며 “가입자가 1억4400만명에 달하는 차이나유니콤에게 아이폰 이용자 10만명은 수익에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아이폰 중국 판매가 부진한 이유는 높은 가격 때문. 애플과 차이나유니콤이 책정한 아이폰 판매가 730∼1020달러가 중국 소비자에게 큰 부담이다. 이 가격은 홍콩 등을 통해 아이폰이 중국에 들어가 형성된 ‘음성 시장(gray market)’보다 높은 수준이다.
중국 내 아이폰 음성 시장 규모는 200만대로 추산된다. 이런 환경이 애플과 차이나유니콤의 가격 인하를 부추길 수 있으나 수익성 악화 부담으로 한계에 봉착할 것으로 예상됐다.
중국 정부 규제에 따르느라 아이폰의 무선(와이-파이) 인터넷 기능이 구현되지 않는 점도 큰 약점이다. 아이폰 최대 장점(빠른 인터넷)이 중국에서는 무용지물이 됐다.
이용자 기준으로 세계에서 가장 큰 이동통신시장인 중국이 ‘아이폰 외톨이’가 됐다.
이은용기자 eylee@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