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의 성공, 앱스토어에 달렸다] (하)앱스토어코리아의 성공을 위하여

 아이폰의 국내 출시가 몰고온 문화적·산업적 충격파는 앱스토어를 통해 더욱 가시화되고 있다. 애플 앱스토어에 등록된 국내 개발자는 12월 149명, 애플리케이션은 798개 정도로 추산된다. 이미 수많은 애플리케이션 히트작도 탄생했다. 국내 개발자가 만든 ‘해비매크’는 전체 다운로드 5위, 게임 부문 3위까지 오르며 서비스 2주만에 10만달러의 수익을 일궜다. 최근에는 한 고등학생이 ‘KONTACTS’라는 초성검색 프로그램으로 500만원 이상의 수익을 냈다는 소식도 전해졌다.

과거에는 꿈꿀 수 없었던 ‘게임의 방식’이 이제 우리 곁에 다가왔다. 개발자들은 스마트폰과 네트워크, 그리고 앱스토어라는 장터가 있기에 애플리케이션을 만든다. 이는 곧 스마트폰의 확산과 애플리케이션의 폭발적인 증가로 이어진다. 이것이 스마트폰이 가져올 ‘모바일 생태계(에코)’ 시스템이자 통신산업의 새로운 선순환구조다.

◇동반자적 신뢰구축이 먼저=모바일 솔루션이나 콘텐츠제공업체(CP)들에게 그간 국내 통신사업자나 휴대폰 제조사들과의 협력을 물으면 이내 이야기는 약자의 고충으로 이어지곤한다. 이른바 ‘갑’들의 주문과 검증을 통과하려면 제품 외에 신경써야 할 것들이 한두가지가 아니다. 대부분 영세 사업자이다보니 써주는 것만도 고맙다. 한 모바일 솔루션 업체는 자체적으로 휴대폰용 소셜네트워킹서비스(SNS)의 시범 서비스까지 마쳤지만 평소 거래하던 통신사가 유사 서비스를 제공하자 ‘자진해서(?)’ 사업을 접었다.

통신사업자들과의 이 같은 구조에 익숙했던 모바일 솔루션 업계는 이제 막을 올린 국내 앱스토어 시장에서도 ‘재주 부리는 곰’으로 전락하는 것 아닌가 하는 냉소적인 시선을 갖고 있다. 이는 곧 최근 SKT·KT가 최근 개설한 앱스토어에서 구체화되기도 했다. 개발자들의 가입비와 등록 조건 및 기간, 수익정산과정에서 다른 해외 사이트에 비해 상대적으로 개발자들에게 불리하게 정해져 일부 원성을 사기도 했다.

윤정호 로아그룹 책임연구원은 “투명한 운영과 공정경쟁이 이뤄지는 환경으로 신뢰를 쌓고 수발주 절차와 협의과정이 줄어든 만큼 이익이 개발지원과 마케팅 비용 지원 등으로 환원되어져야 한다”고 설명했다.

◇앱스토어의 성공을 향해=물론 이통사들도 과거와 달리 앱스토어를 열면서 개발자들을 상대로 한 설명회와 지원책을 잇따라 발표하고 있다. 이른바 ‘앱스토어 펀드’를 조성, 적극적인 지원과 투자육성을 약속하는 등 생태계 개선을 위한 노력을 표면화하고 있다. 과거 이통사와 개발사간 종속적인 관계구도에선 보기 힘든 모습이다.

그렇다면 우리 현실에 맞는 앱스토어 구현을 위해 필요한 것은 뭘까. 전문가들은 일단 국내 모바일 솔루션의 중심에 있었던 위피(WIPI) 관련 개발 자원들을 앱스토어 오픈마켓으로 적극 유입시켜야 한다고 지적한다. 또 애플 앱스토어에서도 발생했던 게임·성인물에 대한 검증 문제도 미리 대비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스마트폰과 달리 네이트·쇼 등을 통한 폐쇄적인 무선인터넷 환경에 놓인 기존 일반 휴대폰 사용자 사이에 발생할 수 있는 역차별 이슈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애플 앱스토어에서 다수의 애플리케이션을 판매중인 바닐라브리즈의 한다윗 사장은 “개발했던 애플리케이션이 진보된 다른 킬러 애플리케이션의 등장으로 바로 내려받기 횟수가 줄고 이내 사장된다”며 “치열한 경쟁과 냉철한 사용자의 판단이 존재하는만큼 명확한 타깃을 가진 제품 개발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정환·이동인기자 victolee@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