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후지쯔, LG히다찌 등 일본계 컴퓨팅업체가 본사 제품을 판매하는 다국적기업의 공급기지 역할에서 벗어나 한국의 솔루션을 본사로 역수출하는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추진한다.
이들 업체는 이를 통해 정체된 국내 정보기술(IT) 시장의 한계를 극복하고 나아가 새로운 부가가치를 창출해 제2의 도약 기반을 마련한다는 구상이다. 특히 HP, IBM 등 미국계 기업에 비해 본사와 협력이 용이하다는 점을 십분 활용해 과거 제한된 비즈니스 모델을 혁신할 계획이다.
한국후지쯔(대표 김방신)는 한국 중소기업의 우수한 소프트웨어를 일본 본사를 통해 일본은 물론 세계 시장에 공급할 방침이다. 이미 회사는 국내 몇몇 소프트웨어를 일본 본사에 소개하고, 현지에서 테스트작업을 진행 중이다.
더불어 회사는 한국에서 많은 고객을 확보하고 있는 유통 솔루션을 새롭게 재구성해 일본을 비롯한 해외 시장에 공급할 계획이다. 회사는 후지쯔 본사의 유통 솔루션을 한국 내 대형 유통기업에 적용하면서 얻은 노하우와 추가된 기능을 결합해 한 단계 업그레이드된 유통 솔루션·서비스를 내놓을 예정이다.
LG히다찌(대표 최종원)도 최근 일본 히타치 본사와 협의를 마치고 새로운 비즈니스 전략을 수립했다. LG히다찌는 오는 2012년 회사 매출의 30∼40%와 이익의 70∼80%를 해외에서 올린다는 계획을 세웠다.
LG히다찌는 이를 위해 △IFRS 분야 등에서 국내 기업을 대상으로 사업을 벌이며 확보한 기술과 솔루션을 일본 시장에 공급하고 △일본 본사의 서비스·솔루션을 직접 아시아 다른 국가에 공급하는 해외 비즈니스를 펼치고 △국내 서비스·소프트웨어·단말기업체와 협력해 일본 시장에 공동 진출할 계획이다.
최종원 LG히다찌 사장은 “국내 IT시장이 정체하고 경쟁은 심화하면서 신규 매출원이나 부가가치를 창출하기 어려워지고 있다”며 “기존에 정형화된 다국적기업의 비즈니스 모델에서 벗어나 새로운 기회를 찾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호준기자 newlevel@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