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상보다 훨씬 무궁무진한 KIST의 가능성을 발굴하고 이를 사업화하는 과정이 너무 신바람납니다.”
한홍택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장의 취임 100일 일성은 이제 막 입사한 신입사원처럼 들떠 있었다. ‘세계를 향한 과학기술과 엔터프레너십(기업가정신)의 산실’이라는 기치 아래 ‘KIST재도약추진위원회’를 꾸리고 인사 방식부터 조직, 연구방향에 이르기까지 모든 것을 쇄신한다는 한 원장의 포부는 이미 현재진행형이다. 특히 녹색·백색(실버) 기술을 중심으로 미래 원천 기술의 사업화에 속도를 낸다.
한 원장은 “내년부터 연간 200억원을 투입해 시작하는 파이오니어 프로그램 중 ‘태양광나무’와 같은 ‘결실형 사업’은 3년내 최종 기술이전까지 추진한다는 목표”라며 “세계 최초 제품인 만큼 수출할 경우 수익이 어마어마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한 원장은 재임 기간 3년간 기술료 수입을 현 30억원에서 100억원까지 3배 이상 늘린다는 목표다. 기술력을 갖춘 자회사를 육성, 적당한 시기에 매각하는 기술이전 지주회사인 ‘키스텍(KISTech)’ 설립까지 구상 중이다.
글로벌KIST로의 변화도 탄력을 받았다. 내달 인도 IT 도시인 뱅갈로르에 KIST인도를, 2012년까지 KIST미국을 현지에 설립해 현지 대학의 기술과 자금을 활용하고 커뮤니케이션 거점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한 원장은 해외 우수 인력 수급 방안에 대해“외국인 우수 박사후연구원(포스닥) 유치 프로그램을 통해 관련 인력은 2012년까지 50명까지 늘리고 개도국 연구인력 육성 프로그램인 ‘국제R&D아카데미’를 200명 수준으로 단계적으로 확대할 것”이라고 밝혔다.
공모를 통해 기존 인사 시스템을 파괴한 데 이어 선임·책임연구원을 거쳐 은퇴한 연구원이 ‘연구위원’ 형태로 정규연구인력 연봉을 받고 일할 수 있는 시스템도 내달부터 가동한다. 기존에는 원장 등을 지낸 극히 일부에게만 ‘연구위원’ 직책이 허락됐다.
한 원장은 “외부에서 보는 것보다 KIST의 연구 역량이 훨씬 우수하고 젊은 연구원들의 열정이 기대 이상”이라며 “이를 바탕으로 KIST가 국격 향상에 일조한다는 보람이 매우 크다”고 소회를 밝혔다.
김유경기자 yukyu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