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시장에서 ‘젠하이저’의 새로운 모습을 보여 주겠습니다.”
세계적인 명품 헤드폰 브랜드 독일 젠하이저가 대대적인 변신을 선언했다. 유승복 SDF인터내셔널 사장(31)는 “젠하이저가 브랜드 명성에 비해 시장에서 저평가를 받아왔다”며 “내년을 젠하이저의 사실상 한국 진출 원년으로 삼겠다”고 강조했다. SDF인터내셔널은 최근 대경바스컴·케이원에 이어 젠하이저와 총판 계약을 체결했다. 젠하이저의 새로운 한국 파트너로 이름을 올린 것이다.
유 사장은 “젠하이저는 브랜드 인지도에 비해 국내 시장 점유율이 낮다”며 “반면에 그만큼 잠재성이 크다”고 강조했다. “국내 헤드폰 시장은 지난해 기준으로 대략 420억원 수준으로 중국을 제외하고 아시아에서 가장 큽니다. 시장 규모는 크지만 점유율 20%를 넘는 업체는 없을 정도로 절대 강자가 없습니다. 젠하이저가 한국을 매력적으로 보는 배경입니다.”
SDF인터내셔널은 지난해 2월 설립한 전문 주변기기 수입 유통업체. 젠하이저와 손잡기 전 애플 아이팟 액세서리를 주로 취급해 왔다. 유 사장은 “프리미엄 마케팅을 강화하려는 젠하이저 전략과 SDF가 보유한 탄탄한 오프라인 유통망이 맞아 떨어진 결과”라며 “비록 SDF 규모는 작지만 주변기기 유통 노하우를 인정 받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젊은 나이지만 유 사장은 IT 유통 분야에 상당한 경험을 가지고 있다. 대학 때부터 IT제품에 관심이 많아 얼리어답터로 이름을 날렸다. “대학 2학년 때입니다. 지금이야 휴대폰에 밀려 자취를 감췄지만 당시 최첨단 제품이었던 PDA에 흠뻑 빠졌습니다. 취미삼아 PDA 온라인 커뮤니티를 운영했고 회원들에게 알음알음 제품을 소개하다 보니 찾는 이가 늘었습니다. 결국 회사를 차리고 사업을 시작했습니다.”
유 사장은 대학을 졸업하고 전공을 살려 증권회사에 취업했지만 오래 가지 못했다. 로지텍과 함께 주변기기 양대 산맥인 밸킨에서 본격적인 유통 수업을 받고 SDF인터내셔널을 창업했다. 유 사장은 벨킨에 있었던 3년 사이에 매출 규모를 10배로 키울 정도로 IT유통에 남다른 재능을 보였다.
유 사장은 “국내에서 시급히 해결해야 할 부분이 ‘짝퉁’ 젠하이저 문제”라며 “50여개 업체가 가짜 제품을 팔고 있을 정도로 심각하다”고 말했다. 이어 “국내에서 다소 훼손된 젠하이저의 명성을 반드시 되찾겠다”고 강조했다.
글= 강병준 기자 bjkang@etnews.co.kr 사진= 정동수기자 dschu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