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휴대폰 업체인 노키아와 스마트폰 시장의 새로운 강자 애플이 법정에서 정면으로 격돌하게 됐다.
애플은 11일(현지시각) 노키아가 자사 휴대폰 특허 기술 13건을 침해했다고 미국 델라웨어주 연방지방법원에 제소했다. 노키아가 10월말 애플의 특허침해를 주장하며 같은 법원에 소송을 내자 맞불을 놓은 것이다.
애플과 노키아의 법정 격돌은 이미 예고됐다. 휴대폰 시장은 비디오게임을 즐기고, 웹서핑을 할 수 있는 스마트폰이 등장하면서 새로운 격변기를 맞이하고 있다. 스마트폰 바람을 주도하는 것은 2007년 중반 휴대폰 시장에 뛰어든 애플사로 세계적으로 인기를 끈 아이폰을 앞세워 올 3분기 휴대폰 제조부문 영업이익에서 노키아를 제쳤다. 반면 노키아는 올 3분기 5억5900만유로의 순손실을 기록, 10년 만에 처음으로 분기 적자를 냈다고 발표하는 등 크게 흔들리고 있다. 노키아는 이 위기를 돌파하고자 애플에 라이선스 협정을 제안했다가 거부당하자 곧바로 특허 침해 소송을 냈다.
노키아는 10월말 소송을 내면서 “아이폰은 2007년 처음 등장한 이래 우리의 무선데이터, 음성 부호화, 보안과 암호에 관한 특허를 침해했다”며 “애플 측은 우리가 지적재산권을 보호하기 위해 제시한 조건도 받아들이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애플은 “노키아가 아이폰의 사용자 인터페이스(UI) 기술을 베꼈다”며 도둑질을 한 것은 오히려 노키아라고 받아쳤다. 애플은 노키아측의 특허 침해 주장은 부인했다.
전문가들은 양사의 법정공방이 수년간 이어지고, 소송가액이 수억달러에 이를 것이라고 보고 있다. 이에 따라 델라웨어주 연방지법에서 벌어지는 거액 소송에 세계 휴대폰 시장의 이목이 쏠릴 전망이다.
황지혜기자 gotit@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