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도/화학연­서울대, 질병 확진기간 단축 기술 개발

 에이즈(AIDS)·신종플루 등 전염성 질병의 확진 기간을 획기적으로 단축하거나 신체 내부에서 일어나는 병리학적 현상을 컬러 동영상처럼 들여다볼 수 있는 기술이 연구진에 의해 개발됐다.

 한국화학연구원 서영덕 박사팀과 서울대 남좌민 교수팀은 새로운 나노구조체 합성 방식을 통해 세포의 나노이미징과 유전자 염기서열 분석 등에 사용할 수 있는 ‘단일분자 검출을 위한 나노라만 기술’을 개발했다고 14일 밝혔다.

 ‘나노라만’은 나노소재를 하나하나의 단일 입자나 나노미터(10억분의 1m)단위로 세밀히 관찰하면서, 몸 안에 있는 생체분자를 분석하는 데 쓰이는 ‘라만산란신호’를 검출하는 기술이다.

 그러나 분자 1개에서 라만신호를 얻어 활용하는 기술은 그동안 공기알을 바닥에 던져 그 중 두 개의 공기알이 우연히 서로 맞닿게 하는 확률게임적 방식일 정도로 재현성에 어려움이 많았다.

 연구진은 이 난제를 두 개의 금 나노입자를 한 개의 DNA 이중나선구조로 단단히 연결하는 방식으로 풀었다. 라만신호를 내는 분자를 한개만 금나노입자의 정중앙에 위치시킨 뒤 금 나노입자에 은 껍질을 스케일로 입혀 점차 간극을 좁혀가며 라만신호를 증폭했다. 이러한 방식으로 연구진은 정량적으로 분자 한 개에서 나오는 나노라만신호를 검출 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

 과학기술계에서는 이번 연구 결과에 대해 체외진단이나 체내 이미징, 나노광센서 등에 응용할 수 있는 기틀을 마련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번 연구 내용은 ‘단일분자검출을 위한 나노간극조절 나노라만아령’이라는 제목으로 영국에서 발행되는 화학소재분야 권위지인 ‘네이처 머티리얼즈’ 14일자 온라인판에 속보로 게재됐다.

 이번 연구의 책임저자는 화학연의 서영덕 박사와 서울대학교 남좌민 교수다. 공동 제1저자는 서울대 대학원생 임동권씨와 화학연의 전기석 박사다.

 서영덕박사는 “나노입자설계와 합성, 표면처리, 나노분석장비 개발 기술 등이 결합된 전형적인 융합연구”라며 “난치성 질환의 근본 원인이 되는 유전체 또는 단백체의 병리현상 연구나 암세포를 죽일 수 있는 바이오의약품 개발에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대전=박희범기자 hbpark@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