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에서] 찾아라! 생활공감 표준

[현장에서] 찾아라! 생활공감 표준

 드라마 선덕여왕은 그 내용의 역사 왜곡 논란에도 불구하고 시청률이 40%를 오르내리고 있다. 인기 비결은 무엇일까. 보통 드라마와는 다른 상황설정에 대한 공감이 아닐까 생각한다. 비담의 선덕여왕에 대한 인간적 사랑, 유신의 국가에 대한 헌신적 열정 등은 그동안의 사극에서 보여주지 못한, 시청자에 다가가는 대사와 상황 설정일 것이다.

 국가의 정책과 일하는 방법도 이와 비슷해야 한다. 우선, 국민과 기업이 직면하고 있는 도전과 어려움의 상황인식과 이를 해결할 수 있는 공감 키워드를 찾는 것이다. 이번에 발표된 50대 생활표준화 과제는 이러한 상황인식에 따라 만들어진 정책이라 할 수 있다. 결과는 매우 긍정적이었다. 대부분의 주요 신문과 방송사에서 이 정책을 소개하고 집중 보도했다. 국민의 관심이 그만큼 크다는 반증이다. 정부기관인 기술표준원이 이렇게 많은 언론의 주목을 받기도 기관 설립 이후 처음일 것이다. 표준이 기업의 생산성 향상과 품질개선 도구에서 일반 국민의 생활 속으로 파고드는 최초의 구체화된 정책이라 할 수 있다.

 국가표준을 제정한다는 것은 모범사례와 지식을 기반으로 한 전문가 집단의 합의를 거쳐 공공재를 만드는 것을 의미한다. 즉, 지식과 지혜의 산물이지만 세금을 내고 있는 국민이라면 누구든 무료로 사용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 결과 기업에는 비용절감과 효율성을 가져다 주고 소비자에게는 제품안전과 만족을 가져다 줄 것이다. 표준이 관세장벽 없는 세계시장으로 나가면 시장질서의 원칙이 되고 시장 지배력의 핵심요소가 된다.

 휴대폰 문자입력 방식 등과 같은 50대 생활표준화 과제가 현실적으로 가능한가 하고 질문을 던지는 이도 가끔 있다. 그러나 이미 생활표준화 과제 발표만으로도 몇몇 과제가 이해당사자의 자발적인 참여에 따라 합의점에 도달하고 있다. 김치냉장고 용기 크기 표준화와 청소기 먼지봉투 표준화가 바로 그것이다. 표준은 성공하는 기업과 사람들의 공감 키워드인 것이다. 한발 더 나아가 국제표준으로 공감하는 사람들은 새로운 세계시장을 만들고 새로운 글로벌 CEO가 되고 있다.

 최형기 기술표준원 기술표준정책국장 hyeongki@mke.g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