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나소닉, 중국 저소득 농촌 가구 공략 ‘골몰’

일본 가전업체 파나소닉이 2억2000만세대에 달하는 중국 내륙의 저소득 농촌 가구를 대상으로 한 가전시장 연구에 몰두하고 있다. 냉장고나 세탁기 등을 보유한 적이 없는 ‘가전 미경험자’를 타깃으로 잠재수요를 개척, 장차 거대 소비집단으로 부상할 중국 시장을 효율적으로 공략하기 위해서다.

산케이신문은 파나소닉이 2012년 상품화를 목표로, 중국 농촌시장의 소비특성을 분석하고 있다고 14일 전했다.

중국 내륙 농촌시장에 대한 연구는 중국생활연구센터가 진행하고 있으며, 여기서 도출되는 전략은 파나소닉이 내년부터 시작하는 새 중기경영계획(2010∼2012년)에 포함될 가능성이 있다고 신문은 보도했다. 구체적인 상품의 개요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지만 중국 농촌인구의 소득을 감안해 낮은 가격에 가전 초보자도 간단하게 다룰 수 있는 단순하고 조작성이 뛰어난 제품 개발에 초점이 맞춰질 전망이다.

파나소닉은 광범위한 중국 시장 개척을 위해 2005년 3월 중국 상하이에 중국생활연구센터를 설치한 바 있다. 이 센터는 최근까지 부유층이 포진한 연안지역의 소비성향을 분석해왔으나 중국이 ‘가전하향’을 본격화한 올들어서는 가전하향의 주 수혜층인 농촌지역 인구 등으로 분석대상을 확대한 것으로 알려졌다.

파나소닉의 중국 매출은 지난해 말 기준 약 8553억엔(약 11조2180억원)으로, 안정적인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다. 하지만 냉장고에만 한정해도 80여개 현지기업과 구미 제조업체에 달해 이들과 경쟁하려면 중간 소득층의 2배 수준인 2억2000만세대 가량의 내륙 농촌 시장 개척이 불가피하다는 내부 분석이다.

파나소닉은 올들어 단가가 낮은 가전제품으로 시장수요가 많은 시장을 공략하는 ‘볼륨존 전략’을 내놓고, 중간 소득층을 타깃으로 한 저가 생활가전(냉장고, 세탁기 등)의 판매를 늘려왔다. 이의 일환으로 인도네시아에는 저가 냉장고를, 인도 시장엔 저가형 에어콘을 투입한 사례가 있다. 중국 시장과 관련해서는 미요시 도우루 중국생활연구센터 소장이 “가전 전반에 대해 저가형 기능단순화 제품을 투입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견해를 밝히기도 했다.

이를 위해 중국생활연구센터는 볼륨존 전략을 중국에 구사할 수 있도록 최근 내륙 농촌 가구 400여 세대를 방문, 가전제품을 보유하고 있지 않은 농민 등의 요구를 상세하게 조사하고 있다. 여기서 모아진 데이터를 토대로 회사는 본격적인 상품화에 착수할 예정이다.

최정훈기자 jhchoi@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