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이업종 교류그룹수가 우리나라의 9.3배에 달하고 교류 기업수는 무려 25.6배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따라서 우리 경제 및 산업의 확실한 재도약과 신성장동력 창출을 위해선 일본 처럼 다양한 이업종·영역간 지식·기술 융합 촉진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산업경제연구원은 일본의 중소기업간 지식·기술융합 실태와 지원 정책을 조사한 결과, 지난해 일본의 이업종 교류 그룹수는 2557개에 달했다고 14일 밝혔다.
이는 우리나라 274개의 9.3배에 달하는 규모다. 일본 참여 기업수는 14만5421개 사로 우리나라 5684개의 25.6배에 이른다. 일본의 중소기업간 지식·기술 융합이 우리보다 훨씬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음을 입증했다.
연구원은 이처럼 선도기술을 보유한 강한 중소기업을 발굴한 것이 일본이 제조업 강국으로 발돋움한 데 밑거름이 됐다고 설명했다. 이업종 교류를 통한 지식과 기술의 융합화가 업종이 다른 기업간에 특정 조직으로 구축되고, 서로 다른 경영과 기술 정보를 공유함으로써 신기술·신제품 개발과 신시장 개척으로 새로운 분야에서 사업 진출 능력을 제고시켰다는 것이다.
이처럼 일본에서 중소기업간 지식·기술융합화가 활성화된 것은 지난 1988년 ‘융합화법’ 제정이 기폭제가 됐다는 지적이다. 이 법 제정 이후 융합화촉진 기술개발 및 사업화자금 지원, 신용보증 및 조세지원 특례 적용, 융합화박람회 개최 등을 통해 체계적인 지원이 뒷받침됐기 때문이다.
특히 우리나라 중소기업은 현재 사업 또는 회사 상태가 성숙기 또는 쇠퇴기라고 답한 응답율이 55.3%나 돼 새로운 기술개발과 시장 개척이 절실한 상황이다. 기업간 융합화 촉진을 통한 이업종 교류 활성화가 거의 유일한 돌파구인 셈이다.
아울러 연구원은 정부가 중소기업간 지식·기술융합화 촉진을 위해 ‘중소기업간 지식·기술융합 촉진에 관한 법률’을 제정, 지식·기술융합 개발 및 사업화 자금 지원, 신용보증 및 조세지원 특례 마련, 지역별 중소기업융합화센터 설치 등을 추진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이경민기자 kmlee@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