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이 단일 카메라 모델로 첫 ‘밀리언 셀러’을 눈앞에 두고 있다.
삼성디지털이미징(대표 박상진)은 지난 8월 출시한 전략 모델 ‘듀얼 LCD 카메라(모델명 ST550·500)’가 이르면 이달 안에 100만대를 넘어설 것이라고 밝혔다. 8월 첫 선을 보인 이 제품은 출시 8주 만에 30만대, 이후 두 달만인 지난달 말 87만대 판매고를 기록했다. 디지털 카메라 업계에서는 흔히 단일 모델로 20만대가 팔리면 히트 상품으로 간주한다. 삼성디지털이미징 측은 “8월 국내를 포함한 세계 시장에 처음으로 제품이 선보인 이후 단일 모델로 처음으로 100만대 판매를 눈앞에 두고 있다”고 말했다.
‘한효주 카메라로’로 불리는 이 제품은 삼성이 내놓은 올 하반기 전략 제품. 카메라 앞면에 LCD 화면을 장착하는 아이디어 하나로 기존 디지털 카메라에 컨셉트를 바꾸어 놓아다는 평가다. 특히 ‘셀카’를 좋아하는 동양인 정서에 부합하면서자신의 모습을 직접 예쁘게 찍고 싶어하는 소비자에게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아이 사진을 찍어주고 싶어하는 부모 세대에게도 어필하고 있다.
삼성디지털이미징은 이에 앞서 뉴욕·런던·베이징·방콕 등 이례적으로 주요 도시에서 대대적인 신제품 로드쇼와 TV 광고, 다양한 온오프라인 캠페인을 진행해 공격적인 판매에 나섰다. 중국에서는 지난 국경절 기간 동안 평소 2배 이상 팔리는 기염을 토했다. 회사 측은 “자신의 모습을 직접 찍으려는 ‘셀카족’을 비롯한 다양한 소비 계층의 구매 욕구를 자극했다”며 “모든 생산라인을 가동하고 있지만, 주문이 밀리는 바람에 없어서 못 팔 정도”라고 말했다.
경쟁업체의 한 관계자는 “듀얼 LCD 카메라 때문에 경쟁 제품은 모두 재미를 못 봤다”며 “사실상 하반기 콤팩트 디카 시장은 삼성의 승리”라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도 “신기술을 적용한 제품을 내놓았지만, 소비자 반응은 냉담했다”며 삼성의 손을 들어줬다.
박상진 삼성디지털이미징 대표는 “삼성 카메라의 고공행진은 올 경기 침체로 전체 카메라 시장이 10% 이상 줄어들고 소비 심리가 위축되며 저가 제품 위주로 판매가 이뤄지는 시장 상황에서 올린 성과라는 데 더 의미가 깊다”면서 “듀얼 LCD 카메라의 성공은 소비자의 입장에서 고민해 만든 제품은 소비자가 먼저 안다는 것을 보여 주는 좋은 사례”라고 말했다.
강병준 기자 bjkang@etnews.c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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