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존 암 검진장비인 ‘양전자방출단층촬영기(PET)’에 첨단 반도체 기술을 적용한 ‘반도체 PET’가 국내에서 개발됐다.
성균관의대 삼성서울병원 핵의학과 최용 교수팀은 지식경제부와 교육과학기술부의 연구비 지원으로 기존 진공관을 첨단 반도체로 대체한 ‘PET(양전자방출단층촬영기)’를 세계 처음으로 개발했다고 14일 밝혔다.
PET는 양전자를 방출하는 동위원소가 함유된 물질을 환자에게 주사한 뒤 외부 스캐너 장비를 이용해 몸속을 속속들이 들여다볼 수 있는 기기로, 주로 종양이 양성인지 악성인지, 암이 전이됐는지, 암치료 후의 효과가 있는지, 심혈관 질환의 유무 등을 판단할 때 사용된다.
이번에 최 교수팀이 개발한 새 PET 장비의 특징은 국내 첨단 반도체 기술을 접목했다는 점이다. 기존 PET는 영상을 촬영할 때 부피가 크고 수작업으로 만들어야 했던 진공관 방식을 썼지만 이번 장비는 ‘실리콘 광증배 방식의 광센서’를 이용한 반도체가 도입됐다는 게 연구팀의 설명이다.
최용 교수는 “기존 PET는 진공관 방식을 사용함으로써, 제작비가 높고 MRI(자기공명영상촬영장치)와 결합시킨 ‘PET-MRI’를 구성하는데 기술적 제약이 많았다”면서 “이번 제품은 반도체 기술을 접목시켜 제작 비용을 크게 줄인 것은 물론, PET-MRI 개발에 가장 앞선 기술을 확보하게 됐다”고 강조했다.
특히 이번 제품에 들어간 의료용 광센서 반도체는 외국산이 사용됐지만, PET-MRI 등으로 확대 적용하는 단계에서는 삼성전자와 LG전자 등의 대기업이 제품 개발에 공동으로 참여하는 방안을 협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최 교수는 “모의 뇌영상 실험 결과, 기존 PET와 비슷한 수준의 영상을 획득해 영상적 품질 면에서도 경쟁력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면서 “세계적 의료기 회사에서도 PET-MRI 개발에 사활을 걸고 있지만 아직까지 이번 제품 정도의 기술적 성과를 보인 곳은 없다”고 말했다. 최 교수팀은 향후 2년 내에 PET-MRI를 개발한다는 계획이다.
이번 연구개발 성과는 최근 미국 올랜도에서 열린 ‘2009년 국제전기전자학회 의료영상콘퍼런스’에 프리미엄 논문으로 채택돼 발표됐으며, 연구팀은 국내외에 특허를 출원했다.
권상희기자 shkwo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