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대표 남용)가 지난 9월 출시한 ‘보더리스(Borderless) TV’는 전면이 하나의 검은색 유리판처럼 보인다. 화면을 훨씬 커보이게 하고 세련된 디자인을 구현하기 위해 화면과 테두리를 없앤 탓이다.
경계가 뚜렷하던 기존 TV를 탈피한 데는 LG전자의 독자 기술이 있었다. LG전자는 LCD패널 전면과 테두리 부분을 같은 색상의 필름으로 코팅했다. 또 필름도 한 장만 썼다. 이는 디자인 측면뿐 아니라 기능적으로도 빛 반사를 줄여 화질이 좋아지고 표면 긁힘 방지 효과가 있었다.
결과는 성공적이었다. 출시 한 달만에 판매는 10만대를 넘어섰다. 같은 크기의 기존 LCD TV보다 판매가가 최소 40% 이상 높았지만 인기는 식을 줄 몰랐다. 지역별로는 보더리스 TV를 처음 출시한 유럽을 비롯해, 북미·한국 등 프리미엄 시장에서 인기가 높았다.
세계 LCD TV 시장의 28.5%(올 상반기 기준)에 달하는 거대 시장인 유럽에서 전체 보더리스 TV 판매량의 절반에 가까운 4만6000대의 판매고를 기록했다. 유럽에 이어 보더리스 TV를 출시한 북미와 한국 시장에서도 각각 1만9000대와 1만2000대가 판매돼 초기 인기를 견인했다. 11월에는 출시 국가가 늘어나며 월 판매량 10만대를 넘어서고 있다.
제품별로는 LED LCD TV(모델명:SL90) 모델과 슬림 LCD TV(모델명:SL80) 모델이 각각 4만2000대와 5만8000대가 판매돼 인기 모델로 떠올랐다. 한 장의 유리를 보는 듯한 보더리스 TV 특유의 디자인 컨셉트는 통일시키면서도, 리모컨과 유저인터페이스(UI) 등 편의성이나 곡선 디자인 등 두 제품의 개성을 각각 살린 것이 적중한 것이다.
이 밖에 보더리스 TV는 마우스처럼 쉽게 사용하는 매직 모션 리모컨, 54개 채널을 한 화면에 띄워 선택하는 채널 브라우저 기능 등 기존 TV에서 볼 수 없었던 첨단 기술들을 담은 점도 인기의 원동력이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