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대 교수들 8억 기부해 제자들 쉼터 조성

고려대학교 경영대학 전임교수 전원이 십시일반으로 기부금 8억 원을 내 새로 지을 건물에 학생들을 위한 공간을 마련하기로 했다.

15일 고려대 경영대에 따르면 2010년 12월 완공을 목표로 내년 2월 착공하는 신경영관(연면적 1만4천978㎡) 지하 1층에는 경영대 교수 84명 전원이 기부한 8억여 원으로 라운지가 마련될 예정이다.

기부금은 라운지 실내장식 비용과 컴퓨터, 인터넷 장비, 복사기 등 편의 시설 마련에 쓰이게 된다.

교수들이 함께 일정 금액을 기부해 학생들이 팀프로젝트, 토론, 학업, 휴식 등을 위해 다 같이 사용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자는 아이디어는 지난 9월 열린 경영대 교수회의에서 처음 나왔다.

신경영관은 한 기업이나 개인의 거액 기부가 아니라 다수의 소액 기부로 지어지는 건물이어서, 교수들도 새 건물을 짓는데 기부하자는 데 흔쾌히 동의했다.

토론 끝에 제자들이 사용할 공간을 마련하는 데 돈을 쓰면 가장 활용도도 높고 좋겠다는 데 의견이 모아졌다.

지난 2개월간 전임교원 84명은 1천만원 또는 그 이상의 금액을 기부하거나 2∼3년간 매년 일정 금액을 기부하기로 약정해 총 8억원이 모였다.

2002년에 엘지포스코 경영관을 지을 때 경영대 교수 50여명이 500만원씩 기부했던 경험이 있지만, 이번에는 기부금의 용도를 명확히 했고 참여의 폭도 더 넓혔다.

’교수 라운지’라는 공간 이름도 교수들이 아이디어를 냈다.

라운지나 강의실에 기부자의 이름을 새기는 전통에 따라 교수들의 기부로 마련된 공간에 ’교수 라운지’라는 이름을 붙이기로 한 것.

경영대 측은 교수들의 공간처럼 이해할 수 있는 ’교수라운지’라는 다소 역설적인 명칭이 이 공간의 의미를 널리 알리는 데 이바지할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

고대 장하성 경영대학장은 “교수진의 마음을 담아 기부를 하게 됐다”며 “제자들이 다 같이 쓸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하는 데 교수들이 다 같이 동참한 점에 의미가 있다”라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