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이 자체 개발한 스마트폰을 내년부터 판매하는 것으로 전해지면서, 국내 포털 업계에서 예의주시하고 있다.
아이폰과 달리 구글이 자체 제작한 스마트폰은 국내 포털의 경쟁자인 구글의 서비스에 최적화된 기능이 담길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더욱이 최근 구글이 새로운 모바일 검색 기술을 잇따라 선보이는 등 모바일 서비스 분야에서 앞서나가는 점도 부담이다.
15일 외신 등에 따르면 구글은 내년부터 ’넥서스 원(Nexus One)’이란 스마트폰을 소비자에게 직접 판매할 예정이다.
이 스마트폰은 대만 업체 HTC가 하드웨어를 만들고, 구글이 자사 모바일 운영체제(OS)인 안드로이드가 탑재된다. 그 외 소프트웨어와 UI도 구글이 제작했다.
여기에 구글이 올해 내놓은 휴대전화 음성 검색 서비스인 ’구글 보이스’와 음성 자동 통역 기술, 휴대전화 카메라로 찍은 이미지에 대해 관련 정보를 제공하는 ’구글 고글스’ 등 다양한 구글의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을 탑재할 수도 있다.
현재 공개된 넥서스 원은 마이크가 두 개로 전해졌다. 이는 음성 검색에 상당한 비중을 두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G메일과 지도 등 미국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구글 서비스도 기본적으로 내장될 수 있다.
이 경우 구글폰 이용자들은 기본적으로 구글이 제공하는 서비스에 손쉽게 접근할 수 있게 된다. 스마트폰 하드웨어도 구글 서비스가 이상적으로 구현되도록 제작됐음을 추정할 수 있다.
안드로이드가 개방형 OS라 이용자들이 구글 외의 서비스를 사용할 수 있지만, 구글 서비스는 이미 출발점에서 한발 앞서게 되는 셈이다.
특히 넥서스 원은 이동통신사에 관계없이 사용할 수 있는 제품이어서 이통사가 이 제품에 탑재된 서비스를 취사선택 및 추가하기 어려운 만큼, 구글 서비스 탑재에 대한 방어막도 약하다.
이와 관련, NHN 관계자는 “구글이 휴대전화, 소프트웨어, 서비스까지 모두 구글의 것으로 구현한다는 것일 수 있어 예의주시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SK커뮤니케이션즈 관계자는 “구글 검색이 전문적이라는 사실은 국내 사용자들이 대체로 알고 있는 사실이지만, 잘 이용되지 않는 상황에서 모바일 서비스 시장에 큰 영향을 주지 못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물론 이 같은 상황이 현실화되려면 국내에서는 많은 가정이 필요하다. 국내에서 구글폰이 도입되거나, 활성화될 수 있느냐는 것이다.
우선 넥서스 원의 경우 이용자들이 이통사를 선택하는데다, 이미 제품이 완성된 채 나오기 때문에 이통사들이 구글폰에 보조금을 지급할 가능성은 현재로서는 떨어진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그만큼 단말기 가격이 높아 구매층은 한정될 수 있다.
더욱이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안드로이드 휴대전화를 선보일 국내 제조사들도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낼 수 있다. 이는 이통사로서 부담이다.
결국, 도입과정에서 진통을 겪게 될 수 있는 셈이다. 이 같은 진통을 이겨낼 수 있을 만큼 국내 소비자들에게 구글폰에 매력을 느낄 수 있느냐는 의문도 제기된다.
한 업계 관계자는 “구글이 휴대전화 유통구조를 송두리째 흔들려는 것인지, 광고 및 자서 서비스를 담기 위한 최적화된 모바일 플랫폼을 만들겠다는 것인지, 지금으로는 구글의 전략을 알 수 없다’면서 ”아직 베일을 벗지 않은 상황이어서 국내 시장 도입 여부도 예측하기 어렵지만 많은 혁신을 가져온 구글의 실험인 만큼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