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가 전자세금계산서 의무화를 1년 유예하는 방안을 유력하게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지면서 관련 솔루션 업계가 패닉 상태에 빠졌다.
내년 의무화에 맞춰 대대적인 마케팅과 서버 증설, 인력 충원 등에 투자해온 전자세금계산서 애플리케이션 임대(ASP) 업체들은 당장 경영난에 직면한다며 강력 반발할 태세다.
15일 국회에 따르면 기획재정위 조세소위에서 법인사업자들의 준비 부족으로 여러가지 혼란이 예상됨에따라 전자세금계산서 의무화 일정을 내년에서 2011년으로 1년 가량 유예하는 쪽으로 논의를 진행 중이다.
기획재정위 조세소위 관계자는 “아직 소위 안건으로 정식 채택된 것은 아니지만, 여야 의원들이 1년 가량 유예하는데 컨센서스를 형성한 상황”이라며 “정부도 이와 관련한 수정안을 마련 중이어서 최종 안건 통과시 별다른 의견이 없으면 1년 가까이 유예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전자세금계산서 의무화 유예는 법인사업자들의 준비가 부족해 당장 내년 적용시 많은 기업들이 가산세를 물어야 하는 등 불만이 증폭된 것이 크게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의무화가 유예되면 내년 1년간은 전자세금계산서와 함께 종이 계산서도 함께 사용할 수 있을 전망이다.
하지만 제도 시행을 불과 보름 앞두고 이같은 방안이 추진됨에 따라 관련 솔루션업계는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의무화를 앞두고 대대적인 마케팅 비용을 쏟아부는가 하면 인력과 서버를 대폭 확충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전자세금계산서 ASP업체 한 사장은 “마케팅을 포함해 한해 매출의 30%에 해당하는 비용을 투입한 상황에서 1년 유예 소식은 청천벽력같은 소리”라며 “선 투자가 무용지물이 되면서 당장 경영난에 직면할 수밖에 없다”고 토로했다.
특히 내년 의무화 특수에 맞춰 서버를 대대적으로 증설한 70여 ASP업체들은 직격탄을 맞을 전망이다. 또 다른 ASP업체 사장은 “의무화로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 것으로 예상해 기존 서버용량보다 20배나 늘려놓은 상황”이라며 “정부 정책이 이렇게 하루 아침에 뒤집어질 수 있느냐”고 반문했다. 그동안 수요 폭주로 고객을 돌려보내야 했던 ASP업체들은 의무화 유예 소문 이후 시스템을 이미 구축 중인 고객들도 이탈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고 토로했다.
업계에서는 준비부족이 문제라면 전자세금계산서 의무화 제도 자체를 연기하는 것보다 가산세 부과를 6개월 가량 유예하는 대안이 있는데 국회가 너무 극단적인 정책을 수립 중이다고 지적했다.
전자문서협회 산하 전자세금계산서협의회 관계자는 “현재 회원사들과 대책 마련을 고심 중”이라며 “국회의원들을 상대로 의무화 제도 자체를 연기하는 것을 재고해달라는 탄원서를 낼 계획”이라고 말했다.
장지영기자 jyaja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