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지성 사장이 마침내 삼성전자 최고경영자(CEO) 자리에 올랐다.
최 사장은 삼성전자 사장 중 반도체, 디지털미디어(DM), 정보통신총괄 등 핵심 부서를 모두 거친 유일한 CEO가 됐다. 테크노크라트들이 즐비한 삼성전자에서 문과 출신 최고경영자가 탄생한 것이다. 집념으로 ‘非엔지니어 핸디캡’을 극복했다. 서울대 무역학과 출신인 최지성 사장은 ‘문과’라는 핸디캡을 극복하기 위해 발로 뛰었다.
최 사장은 삼성의 사장 중에서도 유독 별명이 많다. ‘장사꾼’ ‘보부상’ ‘기동타격대’ ‘독일병정’ ‘최틀러’ 등이 그에게 붙여진 별칭이다. 장사꾼이라는 별명은 전 세계를 돌아다니면서 물건을 잘 팔았기 때문에 붙어졌다. 얼마나 돌아다녔든지 지난 십수년간 쌓은 항공사 누적마일리지가 200만마일에 달할 정도다. 추진력 있고 깐깐한 일처리는 ‘기동타격대’ ‘독일병정’이라는 또 다른 별명을 남겼다. 그는 적당히 넘어가는 것을 무엇보다 싫어한다. 일각에서는 이번 인사를 두고 이재용 체제를 염두에 둔 인사로 풀이한다. 최 사장은 이 부사장이 상무 시절부터 사실상 경영을 가르쳤다. 그래서 이건희 전 삼성 회장과 이학수 삼성그룹 고문과의 관계처럼, 최 사장과 이 부사장을 연결짓는 이들이 늘고 있다.
그의 삼성 본사 생활은 1998년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장을 맡으면서 시작했다. 14년간의 ‘반도체 장사꾼’ 생활을 마친 직후였다. 담당분야는 디스플레이, TV, 디지털미디어 등 새롭게 떠오르는 IT 제품이었다. 2001년에는 고전을 면치 못하던 TV 사업까지 떠맡았다.
그리고 2003년 3월 5일 최지성 당시 부사장은 디지털미디어(DM)호 선장에 임명됐다. 최지성 사장은 특히 보르도TV를 개발, 삼성전자 TV를 세계 1위로 올렸다. TV의 대명사로 불리는 소니 브라비아를 꺽고 세계 일등을 차지했다. 휴대폰은 세계 2위까지 끌어올렸다.
최지성 사장은 특히 이론보다 실제 경험을 중시한다. 이론보다 경험이 기업 경영에 도움이 된다고 믿고 있다. 영업 예찬론자이기도 하다.
김원석기자 stone201@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