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그룹 핵심을 이끄는 삼성전자 단독 대표이사에 최지성 사장이 올랐다. 15일 인사로 삼성전자는 기존 이윤우 부회장, 최지성 사장의 양대 구도에서 최 사장 단독체제로 전환된다. 부품과 완제품으로 구분됐던 삼성전자 조직체계도 통합돼 시너지 효과를 높이게 된다.
외신들도 최지성 사장 단독 대표이사 체제에 관심을 보였다. 보르도 TV로 소니를, 휴대폰 시장에서 모토로라를 뛰어넘어 각각 1, 2위로 삼성전자 위상을 격상시킨 그의 능력에 대한 평가가 이어졌다. 금융위기를 공격적 경영으로 극복, 핵심 능력을 집중해 오히려 삼성전자를 강하게 키운 리더십에 관한 이야기 일색이다.
그는 세일즈맨 출신이다. 반도체를 팔기 위해 반도체 관련 설명서를 줄줄이 외웠고, TV와 휴대폰, 음향기기 등 기술서적도 통독했다. 부품부터 세트산업까지 전자제품, IT제품의 수직계열화를 직접 경험한 삼성전자 내부의 핵심인사다. 삼성전자의 수장은 세트산업을 거쳐야 한다는 전통도 만들었다.
중요한 것은 삼성의 변화 내용이다. 50대 사장이 대거 발탁됐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삼성전자는 향후 핵심 미래를 향한 젊은 삼성을 만들어 갈 것으로 보인다. 이를 위한 현 사업부 조직에 대한 조정작업도 이뤄질 것이며, 이재용 부사장과 함께 해외 마케팅 부문을 강화하는 형태로의 변화가 예상된다. 최 사장은 선택과 집중에 능한 경영능력을 보여왔다. 보르도 TV와 저가 휴대폰을 통해 이미 그 능력을 검증받았다. 그는 위기일수록 선택과 집중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아는 CEO다.
삼성은 아직 도전을 앞뒀다. 노키아를 제쳐야 하며, MP3플레이어 업체에서 모바일 업체로 변신을 꾀하는 애플과도 맞서야 한다. 내부 구조조정을 끝낸 일본 전자업체와의 한판 승부가 남아 있다. ‘세일즈맨 최지성’을 선택한 삼성이 넘어야 할 산은 아직도 많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