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 대한민국 기술대상] 기고-김용근 한국산업기술진흥원장

 ‘창의성,독창성,아이디어,디자인,문화….’

 최근 우리 사회를 움직이는 키워드다. 이 키워드는 정의하기 어렵고, 실행 방법이 마땅히 떠오르지 않는 애매한 단어들이다. 문제는 이런 애매한 단어들이 산업기술 발전에 너무나 중요하다는 점이다.

 우리나라 산업구조가 추격형에서 선도형으로 격상되면서 경쟁자보다 새롭고, 부가가치 높고, 고급스러운 기술이 필요하게 됐다. 이런 기술을 구현하기 위해서는 창의성, 독창성, 아이디어가 필요하다.

 창의성은 특별한 것도, 특별한 사람만의 것이 아니라 일상이고 누구나 가능하다. 창의성은 생활이며, 일상이다. 일상적이며 익숙한 것을 다른 관점에서 바라보고, 불편함을 개선하고 나아지고 발전하려는 목적에서 창의적인 방안이 나오는 것이고 독창적인 생각이 떠오른다. 다만, 창의성의 발휘를 보편적인 것으로 인정하는 공감대가 요구된다.

 기술은 기계나 수학공식이 아니라, 사람이며 사회이며 문화이다. 익숙한 것에 의문을 제기하려는 개인의 노력과, 이를 수용하는 문화, 이를 실현할 수 있는 사회적 기반이 필요하다. 이를 통해 국가 발전에 기여한 사람이 대접받는 문화가 조성되어야 한다.

 최근 우리사회에서 산업과 기술의 중요성에 대한 인식이 높아지고 있는 반면, 이공계 진학률은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다. 이것은 경제적인 필요성은 있지만, 문화적·사회적 지지를 확보하지 못한 것이다. 모순적인 상황을 개선하기 위해서, 기술과 개인, 사회, 문화 나아가 경제발전에 대한 인식이 전환되어야 한다.

 기술이 사회 발전에 기여하는 증거를 볼 수 있고, 필요하다는 것을 실감할 수 있어야 한다. 기술에 대한 선배들의 자긍심과 그들의 성공담을 목격할 수 있어야 한다. 손쉽게 기술에 대한 정보, 자료와 지식을 습득할 수 있어야 한다. 기술문화의 확산, 활성화에 기여하는 다양한 활동들이 일상화되어야 기술문화가 우리 사회에 체화될 것이다.

 스티브 잡스나 빌게이츠, 헨리 포드는 기존 기술과 사회, 문화, 디자인 요소를 융합시킴으로서 성공할 수 있었다. 기능을 단순화하고, 생활의 불편을 해소하기 위한 아이디어가 인간의 역사를 바꾸는 기술을 개발했고, 성공적인 제품을 만들었다.

 기술문화 조성을 위해서는 기술이 재미있고, 기술을 만지고, 내가 기술인임에 대해 자부심이 느껴져야 한다. 재미있고 호기심을 불러일으키는 기술교재, 산업기술관같은 기술문화공간에서 기술을 체험하고, 기술을 통해 국가에 기여한 선배들이 자랑스러움을 느낄 수 있어야 한다.

 기술문화가 확산되어 전체 우리사회의 기술적 소양이 높아지고, 청소년이 기술적 친숙함과 지식을 갖추어 산업기술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기까지는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 하지만 ‘느리지만 지속적으로’ 기술을 내면화시키는 것, 바로 여기에서 산업기술의 발전이 시작된다.

 지식경제부와 한국산업기술진흥원이 주최하는 산업기술주간은 기술이 즐거운 것이고, 생각하는 것이며, 자랑스러운 대상임을 느끼기 위한 페스티벌로 성공적으로 자리잡았다. 산업기술경진대회, 핸즈온 플레이, 포럼과 심포지움, 시상식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통해 기술을 배우고, 향유하고 생각하는 기회였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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