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벨트 `첫 삽 뜨기` 예산 불투명

세종시 논란의 중요한 한 축으로 부상한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와 관련, 각종 논란과는 무관하게 정작 사업 시행을 위한 첫 예산 확보는 여전히 불투명한 상황이다.

16일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추진지원단(단장 편경범)에 따르면 총 3조5천억원의 예산이 투입될 과학비즈니스벨트 사업 추진을 위한 예산 확보에 비상이 걸렸다.

편 단장은 연합뉴스와 전화통화에서 “과학벨트 사업을 본궤도에 올리기 위한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 조성 및 지원에 관한 특별법안’(이하 특별법안)이 우선적으로 통과돼야 하지만 이를 담당하고 있는 국회 교과위의 파행이 거듭되고 있다”고 말했다.

편 단장은 이어 “특별법 통과는 그렇다고 하더라도, 특히 과학벨트 본사업 추진을 위해 당장 내년도에 꼭 필요한 925억원은 이 사업의 ’첫 삽’이자 ’종자돈’이라 할 수 있는데, 올해 교과위는 물론이고 예결위에서 이를 확보할 수 있을지 지극히 불투명한 상황”이라고 전했다.

현재 교과위는 여당 의원들의 교과위원직 집단사퇴, 야당의 세종시 연계 과학벨트 특별법 반대 입장의 고수 등으로 여야 갈등이 수그러들 기미를 좀처럼 보이지 않고 있다.

이에 따라 과학계에서는 어떤 이유로든 과학벨트 사업 착공을 위한 첫 예산을 내년도에 확보하지 못하면 과학비즈벨트의 대표적 연구시설인 중이온가속기 착공이 현 정부 임기 내에서는 어려워, 과학계 핵심 공약은 물거품으로 끝나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벌써부터 나온다.

사업이 축소 또는 중단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라는 것이다. 노벨물리학상의 20%가 대형연구시설인 가속기 기반 연구라는 분석에서도 드러나듯 중이온가속기 투자는 국내 과학계의 이목을 집중시켜온 부분이다.

이에 대해 편 단장은 “925억원의 내년도 예산은 기초과학연구원 건설 및 연구단 운영, 중이온가속기 개념 설계 및 사전 연구개발 등 사업 초기단계에 투자할 예산”이라며 “이 예산이 확보되지 않으면 전체 사업일정은 1년 이상 지연이 불가피하다”고 설명했다.

과학비즈니스벨트는 오는 2015년까지 200만㎡의 사업부지에 3조5천억원을 투입하는 대형 국책사업이자 현 정부의 과학 분야 최대 대선공약이기도 하다. 하지만 특별법안은 지난 2월 국회에 제출된 후 제대로 심의조차 받지 못했다.

앞서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 조성 사업은 지난해 3월 과학기술 분야 핵심 과제로 선정돼 과학기술계의 의견 수렴을 거쳐 지난 1월 종합계획이 확정됐다.

교과부는 벨트 내에 세계적 수준의 기초과학연구원을 설립, 국내외 석학급 연구자가 참여하는 개방적 연구체제를 구축하고 세계 수준의 기초과학연구 환경을 조성한다는 계획이다. 또 세계 정상급 과학두뇌를 유치하기 위해 세계적 수준의 거대과학시설 연구시설로인 중이온가속기를 건설할 예정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