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눔의 IT문화 이제는 학교다] (173)미소금융

[나눔의 IT문화 이제는 학교다] (173)미소금융

불경기가 계속되면서 서민의 생활도 팍팍해지고 있습니다. 특히 제도권 금융을 이용하기 어려운 저신용층은 글로벌 금융위기로 인해 큰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신용등급이 낮은 서민들은 상대적으로 대출이 용이한 불법사금융 등을 이용하게 되고 이에 따라 높은 이자부담과 불법 추심행위에 시달리는 사례가 많이 발생했습니다. 이에 따라 정부는 지난 9월 저소득·저신용층을 위한 ‘미소금융(마이크로크레디트)’ 사업을 확대키로 결정했으며 확대사업계획에 따른 삼성미소금융재단 수원지점 개소식이 지난 15일 열렸습니다. 미소금융사업의 확대로 자활의지가 있으나 신용도가 낮아 제도권 금융 이용이 어려운 저소득·저신용층 및 영세사업자의 자활을 제도적으로 지원 가능하게 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Q:미소금융이 뭔가요?

 A:미소금융, 일명 마이크로크레디트(Microcredit)는 일반적으로 제도권 금융기관과 거래를 할 수 없는 사회 취약계층에 대하 소규모 생계형 창업을 할 수 있도록 보증이나 담보없이 소액의 자금을 지원하고 동시에 마케팅 등 사후관리도 도와서 자활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입니다. 빈곤층 대출지원 뿐만 아니라 창업과 운영을 도와 빈곤층이 자립할 수 있도록 한다는 점에서 일반은행과 다르며 대출금과 이자를 받는다는 점에서 자선사업과도 구별됩니다.

 Q:미소금융은 언제 시작됐나요?

 A:미소금융은 1976년 방글라데시에 미소금융 전담은행인 그라민은행이 설립되면서 시작됐습니다. 그라민은행은 무하마드 유누스 총재가 27달러로 시작하여 2007년 현재 직원 약 1만 8000명, 지점 2185개의 큰 은행으로 발전했다. 2006년에는 설립자인 무하마드 유누스와 함께 노벨 평화상을 수상하기도 했습니다. 미소금융는 아시아, 아프리카의 여러나라와 미국, 프랑스 등 선진국으로 확대발전됐습니다.

 Q:우리나라에는 미소금융이 언제 도입됐나요?

 A:우리나라에 미소금융이 도입된 것은 1999년 ‘신나는 조합’이 설립되면서 부터입니다. 이후 사회연대은행, 아름다운가게가 미소금융 활동을 하고 있으며 금융권, 기업, 민간단체 등이 새롭게 활동을 시작하고 있습니다. 민간단체의 활동과 함께 중장정부와 지방자치단체가 기금운영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으며 규모도 확대되고 있습니다.

 Q:재원조달은 어떻게 하나요?

 A:미소금융사업은 6대 그룹 기부금 1조원, 휴면예금을 포함한 금융권 기부금 1조원 등으로 재원을 조달합니다. 삼성그룹 3000억원, 현대-기아차·LG·SK그룹 각 2000억원, 롯데와 포스코그룹이 각 500억원을 갹출했습니다. 금융사에서도 휴면예금 7000억원을 비롯해 국민과 신한이 각 500억원씩 재원을 조달했습니다. 나머지 2000억원도 외국계를 포함한 기타 은행권이 분담합니다. 이를 통해 앞으로 10년 동안 2조원 이상 지원한다는 방침입니다. 이는 지난 10년간 미소금융으로 지원된 1480억원(연평균 148억원)의 13배에 이르는 것입니다.

 Q:어떤 사업을 지원하나요?

 A:2년이상 영업자에 대해 원재료 구입, 시설 개·보수 자금 등 운영자금 지원하는 영세사업자 운영자금, 전통시장 상인회를 통해 영세상인 운영자금을 지원하는 전통시장 상인대출, 시장에서 검증을 받아 성공가능성이 높은 소규모 업체와 연계해 창업시 권리금 등 창업자금을 지원하는 프랜차이즈 창업자금 등이 있습니다. 이밖에 본인의 아이템으로 창업을 하거나 기존 사업장의 임차보증금이 필요한 경우 임차보증금을 지원하는 일반 창업자금, 자활추진단체에 대해 창업자금 및 운영자금을 지원하는 공동대출, 사회적육성기업법에 의해 인증받은 사회적기업에 대해 운영자금을 지원하는 사회적기업 지원자금 등도 포함됐습니다. 신용등급 7등급 이하 계층 25만여 가구에 연 5∼6%의 저리로 적게는 500만원, 많게는 1억원을 빌려 줘 자활을 돕게 됩니다.

 Q:지원기관은 어떻게 운영되나요?

 A:기부금을 출연하는 6대 그룹과 5개 은행은 각사의 이름을 건 미소금융 재단과 지점을 설립해 자율적으로 운영하고 휴면예금을 재원으로 미소금융사업을 지원하고 있는 미소금융재단 역시 독자사업을 운영합니다. 정부는 내년 5월까지 미소금융 사업을 담당할 지역법인 20∼30개를 설치하고 이후 200∼300개로 확대해 전국 네크워크로 키워간다는 계획입니다. 미소금융중앙재단이 사업 방향 설정, 컨설팅, 교육, 정보관리 등 총괄 기능을 수행한다면 지역법인은 대출 및 회수, 자활 컨설팅, 상담 등 실무를 담당하게 됩니다. 지역법인은 제도권 금융회사를 이용하기 어려운 신용 9∼10등급자에게 우선적으로 소액 신용대출을 해 줄 예정입니다.

 Q:문제점은 없나요?

 A:돈을 갚을 의지가 없는 사람에게까지 혜택이 돌아가면 미소금융이 ‘눈먼 돈’으로 전락할 위험이 있습니다. 또 권력과 정치권의 청탁과 압력이 주인 없는 돈에 쏟아지면 기금 고갈, 금융질서 문란, 신용불량자 양산 등으로 이어질 우려가 큽니다. 따라서 도덕적 해이를 차단하는 회수율 관리가 생명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대출 심사에서 교육, 경영컨설팅 등에 이르는 지역밀착형 사전·사후 관리프로그램이 있어야 사업이 성공할 수 있습니다.

  권상희기자 shkwo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