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정부가 외설 및 범죄 관련 웹사이트를 전면 차단하는 정책을 시행한다.
스티븐 콘로이 호주 통신장관이 최근 “내년 초 아동 포르노, 잔인함, 성적 폭력이나 범죄 위탁에 관한 방법 등에 관한 사이트를 차단하는 인터넷 필터링 시스템을 가동시킬 것”이라고 밝혔다고 USA투데이, BBC, 폭스뉴스 등이 16일 일제히 보도했다.
앞으로 호주의 인터넷서비스사업자들은 이 필터링 시스템을 의무적으로 구축하고 상시로 사이트를 감시해야 한다. ‘금지 등급(refused classification)’을 받는 차단 대상 사이트는 국민의 불만을 참고해 독립 기관에서 정하게 된다. 차단 대상은 호주 내에 서버를 두고 있는 사이트만 해당된다. 전문가들은 이 정책을 통해 1300여개 사이트가 차단될 것으로 예상했다.
콘로이 장관은 “호주 국민 대부분은 특정 인터넷 콘텐츠가 시민 사회에 적합하지 않다는 것을 알고 있다”면서 “이 정책은 모든 호주 국민에게 중요하고, 특히 어린이에게는 꼭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시드니모닝헤럴드 등 주요 호주 언론들은 이 정책이 사회를 중국과 이란 등과 같이 폐쇄적으로 만들고 결국 정부가 ‘빅브라더’가 될 수밖에 없다고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또 트위터 이용자들은 이 계획에 대한 코멘트에 ‘노클린피드’라는 태그를 더함으로써 반대하고 있다.
또 여러 시민단체들은 이 정책이 P2P나 채팅을 통한 불법 파일 유통을 막을 수 없어 유명무실하고 정부가 불필요한 감시를 할 가능성이 있다고 비판했다. 인터넷 속도를 낮추게 될 것이라는 불만도 제기됐다.
현재 전세계적으로 이집트와 이란 등은 강력한 인터넷 규제로 블로거들의 수감사태가 속출하고 있다. 지난 6월 중국에서는 시판되는 모든 컴퓨터에 인터넷 필터링 시스템을 설치하려던 계획이 강한 항의에 부딪혀 연기된 바 있다. 캐나다, 스웨덴, 영국도 인터넷 필터링 시스템을 갖췄지만 이는 누리꾼이 자발적으로 적용하는 것이다.
황지혜기자 gotit@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