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장비 `국산화` 불붙었다

 2013년 디지털전환을 앞두고 국내 중소·벤처기업들의 방송장비·솔루션 국산화 열기가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중소·벤처업계는 디지털전환이 그동안 뚫기 어려웠던 방송시장에서 터를 다질 수 있는 기회로 보고 잇따라 도전장을 내고 있는 것.

 특히 디지털 전환을 위해서는 방송사별로 수천억원의 예산을 투입해야 하기 때문에, 정부와 방송사 모두 비용을 절감할 수 있는 국산에 대한 기대감을 숨기지 않고 있어 디지털전환을 계기로 방송 장비·솔루션 국산화가 정착될 것으로 기대된다.

 1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넷웨이브·호서텔레콤·에이스텔·디투넷 등 중소기업들이 디지털전환을 겨냥한 신제품을 내놓거나 개발에 들어갔다.

 호서텔레콤(대표 김낙희·양영한)·넷웨이브(대표 이시영)·한솔21(대표 이홍식)은 공동주택의 디지털 TV 시청을 위한 장비를 개발해 내놓아 3자 경쟁체제를 구축했다.

 이 장비는 아날로그 TV를 갖고 있는 가정에게는 디지털신호로 바꿔주는 컨버터 역할을, 디지털TV를 보유한 가정에는 디지털TV 신호를 원할히 수신할 수 있는 역할을 하는 장비다.

 디지털 전환 이후에도 아날로그TV를 보유한 가정이 지상파TV를 시청할 수 있어야 하기 때문에 컨버터가 필요하며, 공동주택에서 디지털 지상파 TV를 수신하기 위해서는 공시청 설비가 필요하다.

 아파트·인텔리전트 빌딩 등에서 수요가 높으며, 디지털 전환이 완료된 이후에도 디지털TV 방송 수신을 위해 필요한 장비인 만큼 시장 규모는 1000억 원 대에 육박할 것으로 기대된다.

 에이스텔(대표 이강현)은 외산이 90% 이상을 장악하고 있는 방송용 디코더 시장에 진출했다. 이 회사가 개발한 디코더는 HD 화질을 구현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 특징이다. 그동안 방송용 디코더 국내 시장은 시장이 작고 개발도 쉽지 않아 국내 기업이 전무했으나, 에이스텔이 출사표를 내면서 외산과 경쟁하기 시작했다.

 디투넷(대표 신동석)은 내년 실용화를 목표로 고선명(HD) 급 비디오 서버를 개발 중이다. 방송 파일을 인코딩하고 전송하는 역할을 하는 이 서버는 방송용 VCR를 대체할 수 있는 장비다. 방송용 VCR는 국산화가 힘든 3대 장비에 꼽힐 정도로 외산이 장악했다. 디지털 전환을 계기로 이 장비에 대한 국산화 관심이 높아져, 방송장비 고도화 사업 과제를 받아 이 제품을 개발 중이다.

 신동석 디투넷 사장은 “디지털 전환으로 인해 새로운 솔루션과 장비 수요가 높아지고 있다”며 “디지털 전환을 앞두고 보다 많은 정부 과제도 나올 것으로 예상돼 중소기업 진출 기회가 더욱 넓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문보경기자 okmu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