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열린 기획재정부·금융위원회·공정거래위원회 합동업무보고는 확장적 정책기조·규제 정비·기업 자금지원 지속 등 경기 활성화를 뒷받침하는데 초점이 맞춰졌다. 경기 회복 가능성은 높지만 강한 추진력을 갖기 위해서는 관련 부처들이 공동보조를 맞추겠다는 것이다.
허경욱 기획재정부 차관은 업무보고와 관련한 기자 브리핑에서 “올해 일자리 창출이 미흡했다는 반성 아래 내년에는 일자리 창출에 주력하려고 한다”면서 “서비스산업 선진화를 통해 경제 체질을 바꾸는 데도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확장적 정책기조 유지=기획재정부는 내년 확장적인 정책 기조를 유지하면서 서비스산업 선진화와 기업 환경 개선을 통한 투자 활성화을 유도할 계획이다. 상반기에 전체 재정의 60%를 조기 집행한다. 투자 활성화 방안으로는 서비스산업 선진화가 제시됐다. 정부는 2012년까지 총 3조5000억원의 벤처펀드를 조성하고 주식 교부 기준 완화를 통한 벤처간 인수합병 활성화를 유도하기로 했다. 인프라 펀드 설립을 회사형에서 투자신탁형으로 확대하기로 했다.
에너지 사용절감을 위해 에너지 가격을 원가에 연동시키는 방안을 도입하기로 했다. 가스는 내년 3월부터, 전기는 2011년부터 국제가격에 연동되는 시스템이 구축된다.
◇진입규제 정비=공정거래위원회는 진입규제 정비 및 카르텔 방지 등으로 중소기업과 영세사업자 보호를 통해 경제위기 이후 재도약을 뒷받침할 계획이다. 우선 보건과 의료·금융·유통·에너지 등 국민경제적 파급 효과가 큰 분야를 중심으로 진입 장벽을 낮추는 등 진입규제를 정비할 계획이다.
또 하이닉스, 우리금융 등의 매각이 예상되고, 대형 인수·합병(M&A)이 이뤄질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M&A 심사 강화를 통한 독과점 방지에도 역량을 집중키로 했다. 공정위는 대기업에 의한 중소기업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납품단가 인하 및 중소기업 핵심기술 탈취 예방에 역량을 집중할 계획이다. 대기업의 일방적 단가 인하, 감액 등 부당한 비용 전가 행위를 꾸준하게 감시하는 한편, 대기업이 정당한 사유 없이 수급사업자의 기술자료를 요구하는 행위를 금지하고 위반 때엔 과징금을 부과하는 등 강력하게 제재키로 했다.
소비자가 안심할 수 있는 전자상거래 시장환경 조성을 위해 결제대금예치제(에스크로) 대상범위를 10만원에서 5만원으로 확대하고 오픈마켓 운영자의 통신판매중개의뢰자 신원정보 제공을 의무화하는 제도개선을 추진한다.
◇경제활성화 박차=금융위원회는 ‘경제 활력 불어넣기’를 들고 나왔다. 금융위는 올해 중단했던 기업 설비투자가 내년 본격화할 것으로 보고, 산업은행 9조5000억원과 기업은행 8조원 그리고 신용보증기금과 기술보증기금 두 신용보증기관 3조7000억원 등 예정된 설비투자 지원자금 등 총 23조원을 투입한다. 올해(19조4000억원)에 비해 3조6000억원이 늘어난 수치다.
신용보증기관 보증만기 연장조치는 올해 말에서 내년 상반기까지 연장하기로 결정했다. 보증기관의 보증비율 최대 100% 상향조치는 단계적으로 낮추기로 했다.
벤처기업 투자유치 활성화를 위해 연대보증 부담완화 방안도 마련한다. 기보가 보증한 기업이 기관투자자로부터 투자유치시 현행 연대보증 입보 부담 수준을 완화하는 것이 골자다. 대상 기관투자자는 벤처펀드를 운용하는 벤처캐피털을 포함 은행·증권사 등이다. 금융위는 내년 시범 운영 후 단계적으로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이밖에 기업 인수합병(M&A)을 목적으로 설립한 페이퍼컴퍼니(명목상 주식회사)를 인정하는 기업인수목적회사(SPAC) 제도 도입, 녹색 예금·펀드 세제를 감면하고 녹색금융지원 대상으로 에너지·탄소저감사업으로 확대하는 등 녹색금융 활성화 방안 등도 마련한다.
경제과학팀 econ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