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길수의 IT인사이드>(14)웹을 빛낸 10대 IT기술

인터넷의 등장은 인류문명을 그 어느 때보다 풍요롭게 만들었다. 과거에는 특권층만이 지식을 독점적으로 향유했으나, 이제는 누구라도 마음만 먹으면 웹에 접속해 필요로 하는 정보를 손쉽게 얻을 수 있게 됐다. 또 굳이 다리품을 팔지 않고도 온라인상에서 자신이 원하는 상품을 구매할 수도 있다. 트위터에 접속하면 전세계인들이 지금 현재 무엇에 관심이 있는지를 실시간으로 확인하는 것도 가능하다.

인터넷이 처음으로 인류에게 모습을 드러냈을때 오늘날처럼 화려하게 꽃을 피우리라고는 상상도 하지 못했을 것이다. 이처럼 인터넷이 화려하게 꽃을 피우게 된 것은 웹을 보다 풍요롭게 만든 IT기술이 있었기때문에 가능했다. 소셜미디어 전문 정보사이트인 `마셔블`은 지난 20여년 동안 인터넷을 풍요롭게 만든 혁신적 IT기술 10가지를 선정했다. 그 내용을 간단히 소개한다.

(1)웹브라우저

웹브라우저의 등장은 인터넷의 역사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이다. 웹브라우저가 없었다면 우리들이 매일 접속하는 인터넷은 보다 지루하고 회색빛에 가까웠을 것이다. 웹으로 정보를 쉽게 검색할 수 있는 웹브라우저는 지난 1991년 세상에 처음으로 나왔다. CERN에 근무하던 팀 버너스-리가 처음으로 월드와이드웹을 `넥스트스텝`이라는 플랫폼상에서 운영했다. 나중에 월드와이드웹은 ‘넥서스’라는 이름으로 명명되었다.1993년 ‘모자이크’라는 브라우저가 나오면서 웹브라우저가 일반에 빠른 속도로 확산되기 시작했으며 이어 94년에는 `넷스케이프 내비게이터`가 나왔다. 95년에는 MS의 `인터넷 익스플로러`가 등장,90년대의 웹브라우 전쟁을 촉발시켰다.

최근 웹브라우저 시장은 또 다른 전쟁의 소용돌이 속에 있다.MS의 `인터넷 익스플로러`, 그리고 MS의 `인터넷 익스플로러` 시장을 잠식하고 있는 모질라의 `파이어 폭스`, 애플의 `사파리`, 최근에 브로우저 시장에 진출한 구글의 `크롬` 등이 치열한 4파전을 벌이고 있는 양상이다. 만일 이런 웹브라우저들이 없었다면 우리들의 인터넷 라이프는 지금 보다 훨씬 삭막해졌을 것이다.

(2)검색엔진

검색엔진이 없었다면 웹을 검색하고 인터넷 공간에서 상호작용하는 데 문제가 많았을 것이다. 대부분 사람들은 `Archie` `베로니카` `주그 헤드`와 같은 초창기 검색엔진을 기억하지 못할 것이다. 90년대 중반에 들어서야 `웹크롤러`,`인포시크`,`라이코스`,`알타비스타`,`마젤란`,`야후`,`익사이트`,`잉크토미`,`애스크 지브스` 등 귀에 익은 검색엔진들이 등장해 초창기 웹사용자들의 정보 검색을 수월하게 만들어주었다. 검색엔진의 황제 구글이 모습을 드러낸 것은 지난 98년.구글 검색엔진은 다른 어떤 엔진보다 많은 웹정보를 찾아보기 편하도록 인덱싱하고 배열했다.구글이 다른 검색엔진 보다 특별한 점은 검색결과를 상품화하고,웹검색이 막대한 부를 창출할 수 있는 사업이라는 점을 각인시켰다는 데 있다. 현재 검색엔진시장은 구글,야후,MS의 빙이 치열하게 경합중이다.

(3)VoIP

VoIP는 IP네트워크(인터넷)를 통해 음성을 전송하는 기술이다. 사실 VoIP는 새로운 기술은 아니었다. 이미 지난 70년대에 IEEE에서 발표된 논문에 VoIP에 관한 기본적인 아이디어들이 소개되었다. VoIP가 주류 테크놀로지로 부상한 것은 순전히 `스카이프` 덕분이다. 스카이프는 5억2천만 사용자들이 공짜로 또는 저렴하게 인터넷 전화를 할 수 있도록 했다. 또한 호(呼)대기,화상전화,콜러ID(발신자번호표기)등 고가의 전화서비스가 아주 저렴한 가격에 제공되었다.

(4)RSS

RSS(Really Simple Syndication)는 웹콘텐츠를 소비하는 방식을 획기적으로 변화시켰다. RSS는 새로운 블로그 포스팅이나 뉴스 등 웹업데이트 정보를 푸쉬하는 기술이다. RSS피드 리더기를 통해 수시로 업데이트되는 웹정보를 읽을 수 있다. RSS의 도입으로 네티즌들은 엄청난 양의 정보 가운데 자신이 필요한 정보를 요청해 받아볼수 있게 됐다. 한발 더 나아가 RSS는 뉴스 커버리지에 큰 변화를 가져왔다. `Regator.com`이나 `Techmeme.com`과 같은 인터넷사이트들은 RSS피드 기술을 도입해 우리가 뉴스를 찾고 소비하는 방식을 바꾸었다.

(5)실시간 스트림

‘실시간’ 개념은 2009년 최대 화두 중 하나다.`실시간` 기반의 기술은 우리가 다른 사람과 정보를 공유하는 방식에 근본적인 변화를 가져왔다. 이른바 `패러다임 쉬프트`다. 트위터,페이스북 등 실시간 기반의 플랫폼은 다른 사람과 의견을 교환하는 유용한 도구로 자리잡았다. 실시간 플랫폼의 등장은 우리가 정보를 검색하는 방법에도 변화를 가져왔다. 콘텐츠를 별견하는 방식이 기존의 `검색` 중심에서 `실시간` 기반의 상호작용으로 바뀌었다. 급기야 검색엔진들은 기존의 검색결과에 `실시간` 정보를 통합해 제공하기 시작했다. `실시간` 검색은 기계적인 알고리즘에 기반을 둔 기존의 검색과 소셜미디어나 블로그들에 의해 수시로 생성되는 정보가 한쌍을 이루도록 했다. 실시간 스트림은 우리가 다른 사람과 커뮤니케이션하고 뉴스를 퍼뜨리는 방식을 더욱 더 고도화하고 있다.

(6)P2P

`Peer-to-Peer(P2P)` 테크놀로지는 중앙노드 없이 컴퓨터와 컴퓨터간에 데이터를 전파하는 분산 네트워크 아키텍처다. 지난 99년에 탄생한 MP3 파일 교환 사이트인 `냅스터`의 등장으로 P2P는 주류 기술로 떠올랐다. 비록 음반회사들에 의해 소송을 당하기도 했지만 냅스터는 음악의 배포방식을 바꿨다. 이런 배포방식은 나중에 영화 등 다른 콘텐츠에까지 확산되기에 이르렀다. 또한 P2P 기술은 `아이튠스` 같은 서비스들이 성장하는 토대를 만들었다. 오늘날 P2P 트래픽은 지역에 따라 다르지만 인터넷 트래픽의 25~55%를 차지한다. `비트 토런트`와 같은 P2P프로토콜은 음악과 영화의 배포방식에서부터 네트워크 아키텍처,관련 법률에 이르기까지 총체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7)AJAX

AJAX는 `Asynchronous JavaScript`와 `XML`을 지칭하는 용어다. 웹 애플리케이션이 특정 페이지를 재로딩하지 않고도 새로운 정보를 서버에 요청할 수 있도록 해준다. AJAX는 웹의 새로운 세대를 열었으며, 개발자들이 웹에서도 데스크톱과 같은 환경을 구현할 수 있도록 했다.

AJAX는 `구글 닥스`,`Meebo`,`구글 맵스`,`피크닉` 등 애플리케이션을 가능하도록 했다. 이들 웹애플리케이션들은 웹페이지 정보를 업데이트하기 위해 AJAX 기술을 사용한다. 새로운 메시지,지도,텍스트 등을 굳이 재로딩하지않고도 바로 업데이트할 수 있다.

(8)Software as Service(SaaS)

`SaaS`의 기원은 90년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하지만 풍부한 AJAX 인터넷 애플리케이션 덕분에 최근 몇년새 빠른 속도로 SaaS가 확산되고 있다. SaaS의 기본 개념은 `온디맨드` 방식으로 웹을 통해 소프트웨어를 제공하는 것이다. 데이터는 외부의 ‘클라우드’에 저장한다. 사용자 데이터가 사용자 컴퓨터가 아니라 컴퓨팅 인프라스트럭처(클라우드)에 저장되는 것이다. SaaS 애플리케이션의 장점은 컴퓨터가 웹에 접속만 되면 소프트웨어 접근이 가능하다는 점이다. 자신의 컴퓨터가 아니라 다른 곳에 중요한 정보를 보관한다는 게 다소 불안할 수도 있지만 SaaS와 클라우드 컴퓨팅은 소비자와 기업 사용자 모두에게 매력적으로 다가오고 있다.

(9)e커머스

월드와이드웹이 처음 등장했을 때 누가 e커머스를 상상이나 했겠는가. e커머스의 역사는 지난 95년 시작됐다. 아마존닷컴과 이베이가 혜성처럼 나타나 e커머스를 주도했다. 이제 온라인상에서 제품을 구매하는게 자연스러운 일이 됐다. e커머스 특히 빛을 발한 분야중 하나가 여행업계다. 항공사,호텔,자동차 렌탈 예약 등이 온라인을 통해 일사천리로 이뤄진다.가격비교도 가능하다.

온라인 예약시스템과 가격비교는 예약프로세스를 단순화했다.중간 매개자나 대행사 없이도 마우스 클릭만으로 항공기 호텔 예약 등이 가능해졌다.

(10)와이 파이(Wi-Fi)

Wi-Fi는 랩톱과 웹에 접속된 디바이스를 보다 유용한 단말기로 만들었다. Wi-Fi 접속점만 있으면 어디에서든지 인터넷에 접속할 수 있게 됐다. 인터넷에 접속하기 위해 모뎀을 연결하던 시절에는 전혀 상상도 할수 없는 일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도시에 광범위하게 설치된 Wi-Fi무선 네트워크와 `와이맥스` `셀룰러 네트워크`덕분에 이제는 웹에 접속하기 위해 굳이 선을 연결할 필요가 없다.

이상 언급한 10대 웹기술이 있었기때문에 우리의 인터넷 라이프는 훨씬 풍요로워지고 점점 우리를 웹의 세계로 빠져들게 만든다. 하지만 앞으로 또 어떤 혁신적인 기술이 등장해 우리의 삶을 바꿔놓을지 쉽사리 예측하기는 힘들다. 다만 분명한 것은 기술은 끊임없이 진화하고 있다는 점이다.

전자신문인터넷 장길수기자 ksja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