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IOBIZ+] Case Study - 농협 `e세출시스템`

[CIOBIZ+] Case Study - 농협 `e세출시스템`
관련 통계자료 다운로드 농협 e세출시스템 적용 업무 프로세스

  #지난 1월 부산시 공무원 3명이 사회복지급여 2억2000여만원을 횡령했다. 2월에는 서울시 양천구 8급 공무원이 장애인수당을 부풀려 26억원을 횡령했다. 3월에는 용산구에서 이와 유사한 사례가 발생했다. 같은 달 전남 해남군에서도 사회복지급여를 빼돌린 사실이 밝혀졌다. 이외에도 여러 지방자치단체에서 재정지출과 관련한 공무원들의 횡령 사실이 연이어 드러났다. 이러한 공무원 예산 횡령 사건은 사회의 큰 문제로 대두되기도 했다.

농협이 최근 지자체의 횡령사고를 근본적으로 예방할 수 있는 정보시스템을 구축해 화제가 되고 있다. 농협은 웹케시가 개발한 정부금고관리시스템(GTMS) 엔터프라이즈2.0 솔루션을 적용해 구축한 e세출시스템을 강원도와 경기도에 이어 오는 23일 제주도에도 가동할 계획이다. e세출시스템은 기존에 수작업으로 이뤄지던 자치단체의 재정지출 프로세스를 자동화한 정보시스템이다.

◇지자체 재정지출 프로세스 자동화 고민=농협이 e세출시스템을 고민하기 시작한 것은 올해 초부터다. 당시 여러 지자체에서 복지 예산 등에 대한 횡령사고가 연이어 발생되면서 지자체의 재정지출 프로세스를 자동화하는 방안을 고민하기 시작했다. 이는 기존의 지자체 재정지출 프로세스가 수작업으로 이뤄짐에 따라 문서 위변조를 통한 횡령사고가 빈번했기 때문이다. 농협은 이 점을 고려해 지자체의 재정지출 업무를 처리하는 e호조시스템과 해당 금고은행의 금고시스템을 연동해 자동으로 재정지출 관련 데이터를 주고 받게 했다.

기존 지자체의 재정지출 프로세스는 횡령사고 발생 외에도 여러 가지 문제점을 갖고 있었다. 농협이 e세출시스템 구축에 앞서 강원도와 경기도 해당 공무원 130명을 인터뷰한 결과 △지급명령 종이문서 전달에 따른 지급 지체 △은행창구 종이문서 건별 처리시간 지연 △지급처리 결과보고 및 보고서 수기 전달에 다른 불편함 등이 문제점으로 지적됐다. 또 △수금자 계좌번호 오류에 따른 업무지연 △출금 계좌 잔액 부족 실시간 확인 필요 △유선을 통한 계좌번호 변경 등 업무 증가를 유발시키는 문제도 있었다. 이러한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농협은 올해 2분기부터 지자체 적용에 나섰다.

◇강원도, 경기도 이어 이달 제주도 가동=농협은 가장 먼저 강원도부터 적용에 나섰다. 농협은 현재 강원도 도금고은행으로 도내 18개 시군의 금고은행이기도 하다. 강원도에 적용한 e세출시스템은 우선적으로 강원도와 춘천시에 먼저 적용돼 3월부터 시범 운영에 들어갔다. 이후 5월 도내 전 시군으로 확산 적용됐다. 이어 바로 경기도와 수원시를 제외한 30개 시군을 대상으로 e세출시스템 적용에 나섰다. 경기도 e세출시스템은 10월에 가동됐다. 부산의 기장구와 강서구는 지난 17일 가동됐다. 오는 23일에는 제주도가 본격적으로 가동에 들어간다. 제주도는 이미 구축은 완료된 상태지만 도조례 개정이 이뤄지지 않아 공식적인 가동을 하지 못하고 있는 상태다.

e세출시스템은 자치단체의 e호조시스템을 도청과 시·군·구로 구분해 농협의 금고시스템을 연계하는 시스템으로 구축된다. 이를 통해 e호조시스템에서 일반지출지급명령, 일상경비지급명령, 세입세출외현금지급명령, 자금재정지급명령, 보고서 등의 데이터가 e세출시스템으로 전송된다. 이 데이터를 기반으로 e세출시스템에서는 지급명령전송, 대량이체등록, 처리내역조회, 예금주조회, 직인정보관리, 결재처리, 보고서조회 등이 이뤄지게 된다. 이 데이터를 다시 자동으로 농협 금고시스템으로 전송해 지자체의 재정지출 업무를 처리하게 된다.

e세출시스템이 적용된 업무 프로세스에는 몇가지 특징이 있다. 우선 e호조시스템에서 지급명령 품의 등록시 계좌의 정합성 검증 등이 이뤄지게 된다. 또 받을 사람의 입금계좌에 대한 실시간 검증과 건별 대량이체 출금·입금 처리가 가능하다. 실제 복지 예산은 경기도의 경우 80여종에 월 평균 70만건이 처리되고 있다. 처리결과 및 지출관련보고서 등을 e세출 메뉴에서 실시간으로 조회할 수도 있다.

◇내년 경북도 적용 등 전국 확산 추진=현재 e세출시스템에 대한 지자체 공무원의 만족도는 상당히 높다. 박수기 농협 성남시청출장소장은 “도입 초기에는 업무에 대한 변화가 일어나 부정적인 시각이 높았으나 사용이 활성화되면서 만족도가 상당히 높아지고 있다”면서 “특히 재정지출 업무를 처리하기 위해 매일 출장소를 방문해야 했으나 이러한 번거로움이 사라져 담당 직원의 만족도는 매우 높다”고 설명했다.

농협은 앞서 가동된 자치단체에 이어 내년에는 경상북도와 23개 시군에 적용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내년 3월 가동 예정이다. 이외에도 충청남도를 비롯해 충청북도, 전라남도, 전라북도, 경상남도 등에 적용을 확산해 나갈 계획이다. 이규봉 농협 IT본부분사 차장은 “향후 e세출시스템은 다양한 기능을 수용할 수 있도록 기능 개선을 통해 업그레이드 시켜나갈 방침”이라고 말했다.

【미니인터뷰】신강수 농협 IT본부분사 금고지원팀장

- e세출시스템은 보안상으로 안전한가.

▲ e세출시스템은 국가정보원 보안성심의를 통과한 시스템이다. 현재 가상사설망(VPN)을 이용하고 있으며 모든 데이터는 암호화가 이뤄져 전송된다. 또 시스템 주변의 다양한 네트워크 보안 장비가 갖춰져 있다.

- 국내 첫 사례여서 도입 결정이 쉽지 않았을텐데.

▲ 안정성을 중시여기는 은행에서 아직 도입된 사례가 없는 정보시스템을 구축한다는 것은 쉽지 않았다. 이는 지자체도 마찬가지였다. 따라서 시스템 구축을 진행하기에 앞서 담당 공무원의 요구를 많이 파악했다. 그리고 시스템에 공무원의 요구를 반영할 수 있도록 노력했다.

- 공무원들의 시스템 만족도는 어떠한가?

▲ 처음 시스템을 가동했을 때 만족도는 20%도 안됐다. 갑작스럽게 바뀐 업무환경에 부담을 많이 느꼈다. 그러나 여러 차례 교육을 실시했고 도청에서도 관련 조례를 개정하는 등 사용 활성에 많은 힘을 쏟았다. 현재는 담당공무원의 80% 이상이 만족해 하고 있다.

신혜권기자 hksh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