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IOBIZ+] Cover Story(PLM) - PLM 기술진보, `9부능선` 앞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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①“PLM 사상이 이제야 현실화된다” - PLM 사상의 본질이 구현되는 시기 진입

가트너와 같은 시장전망기관, 엔터프라이즈 솔루션 업계에서는 이제 제품수명주기관리(PLM) 솔루션들이 PLM의 원래 사상과 본질에 성큼 다가서고 있다고 말한다.

PLM의 구성은 크게 제품의 기획→개발→생산→사후관리(AS)로 나눌 수 있고 현재까지의 제품수명주기에 따른 정보 관리와 협업은 제품개발에 집중돼 있었다. 정보 공유와 협업 역시 엔지니어들과 제품 개발자 중심으로 진행됐다. 권경렬 지멘스소프트웨어코리아 지사장은 “PLM의 모태가 PDM인만큼 제품개발은 기본”이지만 “이제 제품 개발의 선후행 프로세스인 제품기획, 생산의 정보 통합과 프로세스 연동이 서서히 진행되고 있는 단계”라고 설명한다.

이는 가트너의 PLM 하이프사이클에서도 지적하고 있다. 가트너는 현재 PLM이 하이프사이클의 4번째 단계에 진입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PLM에 대한 사용자의 이해도가 성숙되고 기술 업체들은 새로운 방법론과 발전된 툴을 제공하는 시기다. 가트너 하이프사이클은 △기술 소개 △신기술에 대한 기대 충만 △기대에 못 미친 기술에 실망 및 경멸 △사용자의 이해와 개발업체의 기술이 상승 △기술과 시장의 안정기로 진행되는데, PLM은 지금까지 3기였고 이제 4기로 진입해가고 있다는 설명이다.

PLM 및 엔터프라이즈 솔루션 업계도 이를 인정한다. 이강혁 한국오라클 상무는 “그동안의 PLM 프로젝트는 사실상 PDM이 PLM으로 포장되거나 혹은 확장형 PDM”이라고 지적한다. 설령 제품수명주기에 따른 제품개발정보가 관리되고 있다고 해도 제품개발실, 연구소의 전유물이다시피 했다는 것이다. PLM이 이렇게 고도화 되어가고 있는 데에는 PLM에 대한 사용자 기업의 요구 변화가 크게 작용하고 있다.

삼성전자와 LG전자,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 등 해당 사업부문에서 세계 1위로 올라선 국내 글로벌 기업들이 늘어나고 있다. 이들 선두업체는 어렵게 시장 1위에 올라섰고 이제 추격자들로부터 1위 자리를 고수하기 위해서는 시장 요구에 신속한 대처(Market-Driven Company), 제품 기술과 포트폴리오 관리가 중요하다는 인식을 하고 있다. 이는 제품의 개발과 단종이 시장(고객) 요구 변화에 신속히 대응할 수 있어야 한다는 인식으로 이어지고 있다.

이런 요구 사항을 반영해 SAP코리아의 SAP PLM 7.0은 신제품 개발 및 발표(NPDI)와 함께 제품이니셔티브관리(PIM)를 지원하고 있다. 제품기획 단계부터 제품개발 프로세스 전체를 관리하며 각 단계별 책임자, 의사결정 이력, 단계승인관리를 지원하고 타임투마켓을 위한 개발 프로젝트별 KPI(성과지표)를 비교 분석한다. 또 PTC코리아는 곧 발표될 윈칠 9.1의 차기 버전에서 기존 윈칠 PLM 프레임워크에 BOM 분석 및 제품정보제공(PID) 영역을 통합한다는 계획이다. 지멘스PLM소프트웨어 역시 제품 설계시 설계자가 형상을 실시간으로 수정할 수 있는 동기식 기술을 제공하면서 제품 설계 데이터의 실시간 공유와 정합성을 지원하고 있다.

현재 기업들은 제품개발을 제품기획(CRM)과 제품생산(ERP/SCM)에 연동해 유기적 업무 프로세스에서 필요한 데이터를 각 업무 당사자의 관점에서 재가공/해석해 줄 수 있는 PLM을 요구하고 있다. 오라클의 애자일 PLM 6.0의 경우 드래그&드롭, 인라인 테이블 편집, 강력한 쿼리 툴 등으로 간편한 내비게이션을 제공해 현업 사용자의 손쉬운 사용을 지원하고 있다.

이러한 PLM이 구현될 때 기업이 얻는 궁극적인 혜택은 수익성 향상이 아니다. 바로 기업의 지속가능성이다. 가트너는 PLM이 향후 5∼10년간의 비즈니스 애플리케이션의 성격을 크게 바꿔놓을 것이라고까지 말한다. 따라서 제조업체들은 지금 바로 PLM에 신속히 대응해야 하고, 소프트웨어 업체들에게는 그동안 ‘협업설계’ 애플리케이션으로 폄하됐던 PLM이 엔터프라이즈 애플리케이션의 주류가 될 것이라고 경고하고 있다.

박현선기자 hspark@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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② 이상적 PLM의 구현 예시

(ERP-원가관리) 정보기기 업체인 A사의 B 임원은 연말결산 화면에서 회사 매출 및 비용 추이를 모니터링하다가 한 가지 이상한 점을 발견했다. 별다른 이벤트가 없던 11월에 경비가 상승한 것이다. 경비 지출 내역을 살펴보니 고객센터의 상담원 비용이 이례적으로 증가했다.

(CRM-사후관리/고객요구관리) B 임원은 대시보드 화면에서 CRM 시스템 내 고객 대응 내역을 살펴보기로 했다. 고객센터에서는 11월 둘째주에 갑작스러운 고객 문의전화 폭증으로 계약직 상담원까지 총 가동했고, 집에서 휴식중인 상담원까지 재택상담을 하면서 인건비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왜 이렇게 많은 상담원이 필요했을까? 고객 문의 대부분은 1개월 내 단종하기로 예고한 인기모델의 AS 문의 및 상위 제품으로의 업그레이드였다. B 임원은 이렇게 많은 사용자가 있는 제품을 왜 서둘러 단종하게 됐는지 궁금해졌다.

(ERP/SCM-원가관리/공급망관리) 이유는 해당 제품에 들어가는 주요 해외 부품 공급가와 기술 로열티의 급상승이었다. 이 때문에 완제품의 매출 및 원가 대비 수익성이 크게 떨어져 결과적으로 기업의 전체 수익률을 낮추는 주범이 되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PDM/ERP-기술관리/제품포트폴리오관리/원가관리) 또한 폐쇄적 독점 기술에 의한 부품을 계속 사용함으로써, 비록 지금은 인기 모델이지만 A사가 파생 상품을 계속 만들어 제품군 포트폴리오를 확대하기에는 한계가 있었다. 또 AS에서도 숙련된 기술자를 찾기 어려웠고 별도의 기술 훈련 비용이 지출됐다.

(PDM-제품기획/개발/시장요구관리) 따라서 인기 상품이라는 이유로 카테고리매니저(CM)는 단종을 반대했지만 장기적 관점에서 경영진과 제품연구소의 의견이 채택돼 단종된 것이었다. 단종 모델을 이을 새 모델은 전자부품 산업의 기술 발전 트렌드, 시장 조사를 통해 파악된 고객 요구 사항을 수렴해 2개월 내 출시할 예정이다.

(PDM-제품기획/제품개발에서 버전관리) B 임원은 단종 결정에 대한 사내외 의사수렴 과정, 새 모델의 상품기획을 한 화면에서 확인한 후 새 제품의 출시 일정과 현재 몇 번째의 시제품을 어떤 이유로 어떤 스펙에서 만들고 있는지 알아보기로 했다.

시제품의 첫번째 버전은 사용자 인터페이스에서 직관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을 받았고, 두번째 버전은 UI와 애플리케이션을 화려하고 다양하게 바꿨지만 이 때문에 메모리 용량이 부족해졌다. 메모리 용량을 늘리면 제조원가가 상승했고 현재 개발중인 세 번째 버전에서는 메모리를 덜 쓰면서 화려한 UI와 다기능 애플리케이션을 제공할 수 있는 방법을 모색중이다.

(SCM/SRM-공급망관리/협력사관리) B 임원은 주요 부품 외에 나머지 부품들을 납품하는 공급협력사들 정보와 과거 소싱 변경 사유, 유사 제품 개발 시 겪었던 시행착오 및 유사 제품군의 매출 비교 정보, 신제품 출시 후 매출과 수익 예상까지 한 화면에서 모두 파악할 수 있었다.

박현선기자 hspark@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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③솔루션 업체들 갑론을박

PLM이 ERP, SCM의 뒤를 잇는 제조업계의 킬러 애플리케이션이 되리라는 데는 동의하지만 무엇에 비중을 두고 PLM을 구현해야 하는가에 대해선 의견이 양분화된다. 양 진영이란 PTC, 다쏘 등 CAD/PDM 기반 PLM 솔루션 업체와 SAP, 오라클 등 전사적자원관리(ERP) 및 공급망관리(SCM) 애플리케이션 기반 업체다. 여기에 지멘스PLM소프트웨어는 태생이 PDM이지만 엔터프라이즈 애플리케이션의 입장을 취하고 있다.

CAD 기반 PLM 업체들은 CAD 소프트웨어와 PDM에 이어 PLM을 4∼5년 전부터 솔루션 포트폴리오에 포함시켜왔다. SAP와 오라클은 자사 애플리케이션의 주 고객인 제조업체들의 요구에 맞춰 ERP에서 SCM로, 이제 PLM으로 확장해가고 있다. 후발주자인 SAP와 오라클로서는 강점을 가진 타 업무 시스템과의 연동성을 강조하는 것이 당연하다. .

SAP코리아 권순영 PLM 매니저는 “산업마다 PLM의 구현 범위나 무게중심이 다르긴 하지만 CAD 기반 PLM을 뛰어넘는 기능에 대한 요구가 있다”고 말한다. 과거 PLM이 CAD 데이터 관리, 제품기준정보 관리, 개발산출물 관리, 간단한 원가관리와 과제일정관리 등 실제로는 확장형 PDM 프로젝트였다면, 기업들은 이제 사업기획부터 시작해 고객요구관리, 시장요구관리, 수요예측·판촉·공급관리, 개발구매, 업체소싱, 공동개발협업, 그리고 시생산과 공장운영일정, 설비투자에까지 모두 연동되길 원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런 기능이 CAD 기반 PLM 업체에게는 부족하며 완벽한 연동과 통합이 되지 않는다는 게 ERP 기반 PLM 업체들의 주장이다. 2010년을 바라보는 현재에도 여전히 확장형 PDM을 구축해 형상관리하는 데 그치고 있다는 것이다. 이에 CAD 기반 PLM 업체의 반발도 만만치 않다. 제품개발, 즉 엔지니어링 구조에 대한 이해 없이 PLM 구축은 어렵다는 지적이다.

김병두 PTC코리아 지사장은 “PLM은 PDM을 기반으로 할 수밖에 없다”며 “CAD 데이터의 구조와 엔지니어링을 이해하지 못하면 PLM을 제대로 구축할 수 없다”고 말한다. 상품기획팀에서나 마케팅팀의 아이디어가 실제로 제품으로 형상화할 수 있는지는 엔지니어링의 영역이기 때문이다.

박현선기자 hspark@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