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IOBIZ+] View Point - 김경석 필립스전자 상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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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치 있는 IT서비스를 현업에 제공해야 하는 IT 부서에서는 예산을 짤 시점이 되면 새해에는 어떤 서비스에 역점을 둘지 가장 많이 고민하게 된다.

 우선 CEO나 CxO의 관점에서 비즈니스를 바라보고, 시스템 장애나 새로운 문제 혹은 요구사항에 민첩하게 대응해야 한다. IT 부서원뿐 아니라 현업 직원들에 대한 훈련과 교육을 통해 훌륭한 인재를 양성하고, 원가 대비 효과를 분석해 자원과 서비스에 대한 적절한 소싱, 새로운 IT 도입에 따른 투자 회수 및 그에 따른 도입 시기 결정도 중요하다. 또 프로세스와 솔루션에 대한 혁신 등 총체적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여러 가지 툴을 사용해야 한다. 그뿐이랴. 각종 컴플라이언스 이슈, 보안, 비즈니스 연속성 및 재난복구 대책 등의 운영도 계획하고, 날마다 새롭게 쏟아져 나오는 신기술에 대한 이해 등 기업환경 변화에 대응해 지속적으로 가치를 창출, 기업 성장에 공헌해야 한다.

 빙산에 비유해 이러한 행위들이 물밑에 해당하는 서비스라고 본다면, 사용자와의 접점에서 발생하는 사용자 편의성, 근접성, 친밀도 등은 빙산이 물 밖으로 드러나 있는 부분과 같다. 따라서 사용자는 이 수면 위 부분을 가지고 IT서비스 운용의 최적화를 가름하게 되고 이는 고객 추천지수(Net Promotion Score)나 사용자 만족도 조사를 통해 지수화된다. 이 지수에 IT서비스 조직은 일희일비하게 된다. 때로는 이 지수를 높이기 위한 실행계획을 세우느라 한바탕 소란이 일어나기도 한다.

 일반적으로 지속가능경영이란 기업의 지속적인 발전을 위해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경영전략에 밀착시킨 경영을 말한다. 기업 내에 비즈니스 단위로서의 IT는 어떻게 해야 지속가능한 비즈니스 단위로 지속할 수 있을 것인가.

 요즘의 경영 동향은 아웃소싱이라고 할 수 있다. IT 부문도 예외는 아니다. IT서비스별 혹은 IT 부문 전체를 아웃소싱하는 기업들이 최근 몇 년 사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으며, 이 아웃소싱은 현지 서비스뿐만 아니라 국경, 지역 혹은 대륙 너머에 서비스를 제공하기도 한다. 또 남아 있는 인원에 대한 새로운 업무의 재배치 및 기능 부여도 IT 부서를 경영하는 입장에서는 쉽지 않은 일이며, IT 부서원들의 형질도 새로운 비즈니스 환경에 적응하도록 변화되어야 한다. 형질의 변화(트랜스포메이션)는 IT 부문의 지속가능성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요건이다.

 이 요건으로 생각해 볼 때 가장 중요한 것은 비즈니스 지향의 서비스 정신이다. 요즘은 현업의 사용자들도 새로운 기술을 여러 가지 매체를 통해 쉽고 효과적으로 접하는 기술의 대중화 시대가 되었다. 때로는 현업과 IT서비스 벤더들이 직접 비즈니스 애플리케이션을 설치 및 운영하거나 아웃소싱 서비스를 받기도 하는 시대다.

 또 IT 지배구조의 변화로 기업 내부의 IT서비스 조직과 외부 벤더의 IT서비스가 현업의 선택을 받아야 하는 경쟁적 관계가 되기도 한다. 이런 상황에서 IT 조직은 적어도 회사 내부 사정을 잘 알고 있는 프리미엄을 가지고 공급자의 자세로 현업에 가치를 제공할 수 있어야 하고, 그래서 현업에게 당당하게 선택받을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해야 한다.

 두 번째로 중요한 것은 섬김의 서비스 정신이다. 많은 경영자들이 이미 섬김의 리더십을 기업 경영철학의 바탕으로 삼아 기업을 훌륭하게 경영하고 있다. 섬김이란 상대방의 입장에서 생각하고 봄으로써 상대방과 나의 관계를 이해하고 상대방을 행복하게 하는 것이다. 상대방의 입장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원활한 소통이 필요하다.

 한 가지 예를 들면, 얼마 전 지방 사무소의 한 엔지니어가 고장난 노트북 컴퓨터를 고쳐달라고 서비스데스크에 보내왔다. LCD 화면은 금이 가 있었고 CD드라이브 쪽의 프레임도 그야말로 너덜너덜했으며 쿨링 팬도 망가지고 하드디스크도 작동이 되지 않았다. 마치 전쟁터에서 거의 죽을 지경이 된 중상자와 같은 모습이었다. 다행스럽게도 컴플리트 커버 계약 덕분에 새롭게 하드웨어를 수리하고 소프트웨어를 설치하는 데 2∼3일이 소요되었다. 마치 죽어가던 중상자를 야전병원에서 혼신의 힘을 다해 다시 살려낸 기분이랄까.

 그러나 컴퓨터 사용자는 서비스데스크의 뿌듯한 마음에 찬물을 끼얹었다. 그 컴퓨터 사용자는 왜 이렇게 늦었느냐는 질책성 반응을 보였다. 그는 컴퓨터가 없으면 업무를 수행할 수 없으며 하루가 급한 사람이었다. 여기에서 소통의 부재로 인한 생각의 차이를 발견하게 되었으며 배려보다는 내 입장에서만 생각함으로써 서로 얼굴을 붉히게 된 것이다. 배려가 없는 관계는 불만과 불신을 키우게 되지만 배려나 섬김의 관계는 서로를 이해하고 상생하게 된다.

 마지막으로는 서비스 역량 향상이다. 글로벌 기업이 아니라도 여러 곳에 지점이나 사무소를 운영하는 기업은 중앙집중적인 IT서비스를 지향하고 있다. 따라서 서비스 조직의 영역이 점점 더 넓어지게 되며, 글로벌 기업은 각 나라에 산재해 있는 IT 인력의 역량을 파악해서 소속 국가뿐 아니라 글로벌로 서비스를 제공한다. 서비스 영역이 넓어짐에 따라 감당할 수 있는 서비스 역량의 확보를 위해 힘써야 할 것이다.

 IT서비스 인력의 형질 변화를 위해 위에서 나열한 것 외에도 지속적으로 기업환경에 적응하며 현업으로부터 선택받는 IT 부문이 되기 위해 끊임없는 연구와 변화를 위한 노력이 있어야 할 것이다. 비즈니스에 가치를 제공하지 못하는 IT서비스는 아무 의미도 없는 애물단지에 불과할 수도 있다는 점을 생각해야 한다.

  k.s.kim@philip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