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은 2009년 휴대폰 시장의 다크호스로 부상해 확실한 주류로 자리잡았다. 기존 시장의 강자 노키아, 애플 등이 신제품을 내놓는 한편 델, 에이서 등 PC 제조사는 물론이고 구글까지 직접 스마트폰 시장에 뛰어들면서 춘추전국시대의 개막을 알리고 있다.
스마트폰 시장은 전체 휴대폰 시장의 축소에도 불구하고 승승장구했다. 지난 3분기 스마트폰의 세계 시장 규모는 모두 4330만대로 전년동기 대비 4.2% 늘어났다. 특히 전체 휴대폰 시장의 37.9%를 점유하면서 일반폰과 어깨를 나란히 하게 됐다.
시장이 커지고 신규 진입이 활발해지면서 경쟁은 더욱 심해졌다. 애플이 지난 6월 아이폰의 신제품 ‘아이폰3GS’를 내놓으면서 시장을 뜨겁게 달구자 HTC와 노키아 등 전통의 강자들도 잇달아 새 제품을 선보였다. 특히 지난 11월 모토로라가 버라이즌과 손잡고 안드로이드 운용체계(OS)를 탑재한 ‘드로이드’를 내놓으면서 스마트폰 시장 경쟁은 정점으로 치달았다. 아이폰의 유일한 대항마로 평가받으며 화려하게 등장한 드로이드는 출시 한달여만에 100만여대 가까이 판매되면서 여전히 시장의 중심에 서 있다.
여기에 PC 시장의 절대 강자들이 잇달아 스마트폰 시장 진출을 선언, 점화된 경쟁이 쉽게 사그라들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대만의 에이서가 DX900모델로 스마트폰 시장에 도전장을 내민 데 이어 델도 스마트폰 시장 진출을 공식 선언했다. 델인 윈도 모바일과 안드로이드OS를 탑재한 디자인 공개했다. 도시바 역시 스마트폰을 내놓을 예정이다. 도시바가 출시할 TG01은 퀄컴의 스냅드래곤 칩셋을 장착한 최초 단말로 시장의 주목을 받고 있다. 여기에 구글이 최초로 출시하는 하드웨어인 ‘넥서스 원’ 스마트폰까지 가세해 시장은 그야말로 ‘시계제로’의 상황에 빠져들 것으로 보인다.
휴대폰 단말 전쟁은 모바일OS 전쟁으로도 비화되고 있다. 모바일OS 시장을 잡는다는 것은 단말에서 OS-애플리케이션-서비스로 이어지는 모바일 산업 생태계를 장악하는 것과 같기 때문에 어느 진영도 포기할 수 없다.
특히 2009년에는 애플의 아이폰과 구글의 안드로이드, 마이크로소프트의 윈도모바일이 본격적으로 시장 재편에 나섰다. 이들은 50%가 넘는 노키아 심비안의 기세를 누르겠다는 야심으로 시장을 조금씩 넓혀가고 있다. 그중에서도 안드로이드의 성장세가 눈길을 모았다.
현재 안드로이드는 2% 미만의 시장을 차지하고 있지만 전문가들은 안드로이드가 빠른 속도로 보급될 것으로 보고 있다. 안드로이드의 경우 오픈소스로 무료라는 강점이 있는 데다가 향후 스마트폰과 연동될 셋톱박스, 내비게이션, PMP, MP3, 냉장고, 디지털 TV, 세탁기, 리모콘, 자동차 등 산업 전반의 영역으로 보급이 확산될 것이라는 점도 높이 평가되고 있다. 최근 삼성전자가 내놓은 바다OS도 세계의 주목을 받았다.
황지혜기자 gotit@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