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대 정보화 어젠다 도출 `끝장토론` 강행군”

“6대 정보화 어젠다 도출 `끝장토론` 강행군”

 “거대한 성벽의 문을 열기는 정말 힘듭니다. 하지만 문고리를 잡고 당기면 혼자서도 열 수 있습니다. 국가 정보화도 마찬가지입니다. 대한민국의 제도와 일하는 방식을 개선하기 위한 분야별 핵심 과제를 정해 순차적으로 해결하면 얽히고 설킨 실타래는 술술 풀릴 것입니다.”

 지난 15일 첫 회의를 갖고 정식 가동한 국가정보화전략위원회의 이각범 민간위원장(61)은 전자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이른바 ‘문고리 이론’을 강조했다.

 숱한 이론을 앞세우기 보다 문제의 핵심을 꿰뚫는 핵심 어젠다를 상정하면 국가 정보화가 비약적으로 발전할 수 있다는 게 그의 구상이다.

 이 위원장은 이 때문에 “민간위원과 실무위원들이 주말에 머리를 맞대고 6시간 끝장토론을 벌이기 시작했다”며 “내년 1월이나 2월이면 대통령 어젠다로 불리는 핵심 정책 과제를 발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민간위원들과 장시간 토론과 별도로 요즘 거의 매일 분야별 민간위원들과 조찬간담회를 가지며 강행군 중이다.

 이 위원장은 “이미 6대 핵심과제를 마음속으로 구체화 해놓은 상태”라며 “다른 민간위원들의 아이디어도 수렴하고 폭넓은 의견 교환을 통해 정책을 구체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위원장은 문민정부시절 청와대 정책기획 수석을 역임했다. 당시 정보화촉진기본법·벤처육성지원법 등의 제정을 주도하며, 정보화와 정보기술(IT) 정책 기술을 총괄했다.

 이명박 대통령이 이 위원장을 위촉한 것도 이 같은 전문성을 높이 평가했기 때문이라는 후문이다. 이 위원장은 최근 논란이 된 전략위원회의 위상과 관련해 “위원회의 임무는 공공이나 행정정보화에 한정된 것이 아니라 국가 정보화, 즉 국가를 개조할 수 있는 나라 전체의 정보화 발전을 도모하는 것이고 대통령께서도 그렇게 해달라고 강력히 주문하셨다”며 “현재 사회 각 분야에 IT가 없으면 변화와 개혁이 불가능한만큼 민간이나 산업 영역까지 가리지 않고 국가 전체의 정보화 미래 비전을 그리겠다”며 위상 논쟁에 명확하게 선을 그었다.

 그는 앞으로 추진할 핵심과제에 대해 청와대 정책기획수석 시절 관세와 조달에 정보화를 도입하면서 행정과 국민 삶의 획기적인 변화를 불러온 것을 하나의 사례로 꼽기도 했다.

 그가 추진한 관세 정보화는 한달 가까이 걸리던 수입통관절차를 2∼3일로 단축시키며 민원서비스 향상뿐만 아니라 막대한 물류비용 절감도 일궈냈다.

 이 위원장은 위원회 출범이 너무 늦었다는 비판에 대해서는 “원래 정부 정책 추진 프로세스가 당장 과제가 발표된다고 해서 바로 실행될 수 없고, 일정기간 준비기간을 거쳐야 한다”며 “내년 1·2월에 핵심 과제를 발표하면 법·제도 정비와 예산확보 준비 등 실무작업도 잇따르는 만큼 결코 늦은 것이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청와대 IT특보와의 관계에 대해서는 “과거 청와대 경제수석과 경제부총리의 관계를 보면 대립하면 결코 성공하지 못했다”며 “협력해야만 성공할 수 있다”며 적극 협력할 것임을 시사했다.

 이 위원장은 현재 KAIST 경영과학과 교수와 정보문화포럼 의장도 맡고 있다. 특히 정보화전략위원회 공동위원장인 정운찬 국무총리와는 경기중·고 동창으로 격없이 의견을 나눌 정도다. 이 때문에 정부 각 부처를 조율해야 하는 전략위원회 수장으로서 금상첨화라는 평가다.

 그는 “전략위원회 활동이 마지막으로 국가에 봉사할 수 있는 기회”라며 “그동안 국가정보화에 대해 숱하게 해온 고민을 집대성하는 각오로 임하겠다”고 각오를 내비쳤다.

  장지영기자 jyaja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