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사들이 올해 대폭 인상한 항공화물료를 내년에도 그대로 유지할 계획이어서 글로벌 경기침체 후 기업들의 항공화물료 부담이 크게 늘어날 전망이다. 특히 내년 상반기 물류 비수기에도 항공화물료 인하 폭은 극히 미미한 수준에 그칠 전망이어서 책마련이 요구된다.
17일 관련 정부당국 및 업계에 따르면 최근 항공화물료가 비수기에 들어서며 미미한 수준으로 하락한 가운데 국적 항공사를 중심으로 내년에 항공화물료를 현재 수준에서 유지하겠다는 입장을 주요 화주·포워딩업체에 통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구체적으로 올 초 비수기에 2000원(이하 ㎏당)까지 내려갔던 미국 LA발 항공기 경우 4000원 수준으로 전달됐다. 무역업계 한 관계자는 “항공사들이 항공화물료를 계속 유지하겠다고 공언을 하고 있다”며 “문제는 항공화물 과점시장으로 두 곳(대한항공·아시아나)이 얘기만 잘하면 시장지배가 가능하다는 점”이라고 안타까워했다.
이에 따라 지역에 따라 다소 차이는 있겠지만 미주와 유럽 비수기 항공료는 4000원 이상대에서 형성될 전망이다. 11월 급행료를 포함 5000∼6000원까지 상승했던 미주·유럽 항공료는 최근 물량 감소와 함께 4500∼5000원선으로 내려갔다. 내년 초 물량이 줄어드는 것에 대해 항공사들이 항공기 공급 축소로 가격을 조절하겠다는 입장이다. 이를 통해 올해와 같이 2000원대까지 하락하는 것을 막겠다는 것으로 실제로 내년 초에는 올해 추가로 편성했던 유럽편 전세기 3편을 뺄 계획으로 전해진다.
백제선 무역협회 하주사무국장은 “우리나라는 지금 경기회복을 앞두고 해외시장 선점에 적극 나서야 하는 상황인데 물류비로 인한 채산성 악화는 시장 확대에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라며 “업체들은 항공사에 가서 하소연이라도 하고 싶다는 심정”이라고 전했다.
이 같은 상황임에도 정부에서는 이렇다할 대책을 찾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무역협회는 최근 업계를 대신해 국토해양부와 지식경제부에 대책 마련을 촉구한 바 있다.
김상도 국토해양부 국제항공과 과장은 “정부가 (가격을) 조정하는 것은 쉽지 않다. 항공사들은 적자 상태에서 성수기 수요가 많아 가격을 올린 것으로 이 때마저 가격을 못 올리면 적자로 가야하느냐는 의견이다”고 말했다. 이어 “화주들의 건의가 들어와 이에 대한 항공사 의견을 받고 있다”며 “대안이 있는지 찾아보겠다”고 설명했다.
김준배기자 joon@etnews.co.kr
항공사들, 내년 물류 비수기에도 현 수준 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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