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한구 의원 “과학벨트 입주 세종시만 고집할 필요 없어”

  여권 내에 정책위의장을 역임한 이한구 한나라당 의원이 17일 최근 정부의 세종시 원안 대안으로 과학비즈니스벨트 입주를 기정사실화하는 데 대해 과학벨트 취지에 맞지 않다고 부정적인 입장을 피력했다.

 이한구 의원은 이날 과학기자클럽이 서울 코리아나 호텔에서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 적합한 입지와 성공조건’을 주제로 개최한 토론회에서 “과학비즈니스벨트는 성공가능성과 파급영향 등을 고려해 입주를 결정해야 한다”며 “느닷없이 세종시에 행정도시 만들긴 싫으니까 대신 다른 적당한 것 만들어 줄테니 해볼래 이런 식으로 해서는 성공가능성이 희박하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MB의 과학비즈니스벨트 공약은 과학과 비즈니스가 따로 노는데 이것을 극복하자는 취지였다”며 “이럴려면 연구단지에 산업단지를 짓느냐와 혹은 산업단지에 연구시스템을 더할 것인가를 선택해야 하는데 산업기반은 쉽게 구축될 수 없기 때문에 산업단지 내에 과학연구백업을 구축하는 게 맞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또 과학자들이 능률을 높일 수 있도록 정주환경이 중요한데 새로 신도시 만들어서 이걸 한꺼번에 하겠다는 건 무리수”라며 “다만 서울에 하는 것은 집중화가 너무 심하기 때문에 비수도권에서 하되 돈 적게들고 효과 빨리 나오는 곳을 입지로 선정해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정윤하 포스텍 부총장 역시 “세종시에 대학을 새로 만들어 세계적인 경쟁력을 가질려면 최소 50년은 필요할 것”이라며 “현재 세종시 내 과학비즈니스벨트를 구축하면 20조원이 아니라 100조원 이상이 소요될지도 모르며 구미·대구·포항·경주·울산 등과 같은 기존의 산업벨트를 살리는 취지로 과학비즈니스벨트가 들어서야 한다”고 말했다.

 유형준기자 hjyo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