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개발자가 만들어 큰 인기를 모은 아이폰용 애플리케이션에 위법성이 있다는 지방자치단체의 유권해석으로 인해 서비스가 중단됐다.
17일 서울시·경기도와 관련 업계에 따르면 최근 아이폰 출시 이후 국내 한 개인 개발자가 제작, 무료 배포해 시민들과 아이폰 사용자로부터 큰 호응을 이끌어낸 버스 운행정보 애플리케이션 ‘서울 버스(Seoul Bus)’가 경기도의 접속 차단으로 경기 버스 관련 정보 이용이 불가능해졌다.
서울시도 다음 주 새롭게 콘텐츠 시스템을 업그레이드하면서 옛 버전을 사용 중인 이 프로그램을 사용할 수 없게 된다.
차단 배경은 위성위치추적시스템(GPS)사업 자격을 갖지 못한 개발자가 사전 협의 없이 버스정보를 이용한 프로그램을 배포한 것은 실정법 위반이라는 점이다.
이 프로그램은 서울시와 경기도가 제공 중인 버스 및 정류소 정보를 활용해 정류소마다 버스 도착 예정시간을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도록 했다. 애플 앱스토어 한국계정의 무료 애플리케이션 부문에서 다운로드 1위를 기록하는 호응을 얻었다.
경기도 대중교통과 관계자는 “수집·제공되는 버스정보는 상업적 목적에는 제공을 거부해왔으며 이번 건은 사전 승인이나 협의 과정이 없이 개인이 무단도용한 사례에 해당한다”며 “비록 선의로 무료 배포했다는 점을 감안해도 법적 문제의 소지가 있고 검증받지 않은 유사한 애플리케이션의 등장을 막기 위해 중단 조치가 불가피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경기도는 네티즌·시민의 반발과 민원이 잇따르자 이날 저녁 6시께 일단 서비스 접속을 허용했다.
서울시는 아직 애플리케이션 접속을 차단하지 않았지만 이 애플리케이션의 접속을 방치하는 것은 문제의 소지가 있어 차단하겠다는 방침이다.
서울시 버스정보팀 관계자는 “애플리케이션이 유용한 점은 인정하지만 GPS사업자 자격이 없는 개발자(사)가 이 같은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것은 위법을 방조하는 것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더욱이 다음 주 지난 한 달간 준비해온 버스정보 시스템 향상 작업이 완료돼 앞서 옛 버전을 이용한 이 애플리케이션도 개발자가 수정작업을 거치지 않으면 사용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 같은 설명에도 애플리케이션을 설치, 사용 중인 시·도민과 네티즌의 불만이 쏟아졌다. 공공정보 활용과 관련된 접근성 논란으로까지 비화될 조짐이다.
한 네티즌은 “시·도민의 편의와 대중교통 활성화를 내세우면서 정작 필요한 것은 관련 법과 예산 문제 등만을 이유로 소홀히 한다”며 “정말 문제가 있다면 도나 시가 직접 나서 이런 프로그램을 제공해야 하지 않느냐”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서울시 담당자는 “서울시가 양질의 콘텐츠를 생산할 수는 있지만 모든 휴대단말과 브라우저를 위한 프로그램을 만드는 것은 현실적으로 힘들다”며 “더욱이 특정 단말 플랫폼을 위한 애플리케이션을 만들 경우 형평성 문제가 발생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정환기자 victolee@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