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아라온` 출항 남극 연구 기폭제로

 남극 세종과학기지 대원들의 오랜 염원이 이뤄졌다. 통상 1년 기한으로 가족과 떨어져 근무하는 20여 월동대원의 한결같은 소원은 우리나라도 쇄빙선을 갖는 것이었다. 드디어 오늘 오후 4시 인천항 제4부두에서 국내 첫 쇄빙선 아라온의 공식 출항식이 열린다.

 남극은 지구상의 마지막 남은 ‘자원의 보고’다. 세계 열강이 앞다퉈 남극에 연구기지를 완공하고 자원탐사와 지구환경 변화 등 다양한 연구활동을 펼치고 있다. 우리 세종기지도 이들과 당당히 어깨를 겨루며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1년 평균기온 영하 30도의 추위와 눈보라 속 연구활동에는 쇄빙선이 필수다. 그동안 쇄빙선이 없던 우리나라는 필요할 때마다 임대료가 미국보다 저렴한 러시아서 빌려 썼다. 러시아에 지불하는 쇄빙선의 하루 임대료는 우리돈 8000만원 선이다. 그러니 마음대로 연구활동을 할 수 없었다.

 아라온은 오늘 출항식이 끝나면 인천항을 출발해 뉴질랜드를 거쳐 내달 25일께 남극 케이프 벅스에 도착할 예정이다. 케이프 벅스는 2011년 제2 남극기지가 완공될 지역이다. 이곳에서 아라온은 대기환경, 지질, 생물 연구뿐만 아니라 월동대원들과 보급품 수송 등 다양한 활동을 펼칠 예정이다.

 쇄빙선 아라온의 출항은 우리 조선산업에도 남다른 의미를 갖는다. 아라온을 제작한 한진중공업은 쇄빙선이라는 첨단 조선 기술을 보유하게 됐다. 전 세계 조선 수주 1위인 우리 조선업계에 쇄빙선 주문이 늘어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한 셈이다.

 아라온은 바다를 뜻하는 순우리말이다. 5대양 6대주를 누비는 우리 수출선처럼 아라온은 앞으로 혹한의 남극에서 얼어붙은 바다를 뚫고 과학 한국을 알리는 첨병 역할을 할 예정이다. 어려운 여건에서도 연구활동에 전념하는 세종기지 대원들에게 아라온 취항이 자긍심을 한층 높이는 기폭제가 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