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의 새 조직개편안은 크게 △최지성 사장 직할 체제 강화 △사업부별 독립경영시스템 강화 △미래 먹을거리 발굴 △경영지원 통합 및 강화에 초점이 맞춰졌다. 지난 1년간 부문별 경영시스템이 작동했다면, 앞으로 사업부별 독립경영에 무게를 두겠다는 삼성 경영진의 의중이 반영됐다.
특히 이 인사에서 삼성전자 최고경영자(CEO)에 오른 최지성 사장의 측근들이 LCD 및 반도체 사업부의 주요 포스트에 배치되면서 7개 사업부에 대한 최 사장 직할경영 체제도 한층 강화될 전망이다.
우선 DMC 구매팀장인 김재권 부사장이 LCD사업부 전략마케팅 팀장으로 자리 이동하면서 LCD 사업부에 대한 최 사장의 영향력이 커질 전망이다. 김 부사장은 최지성 사장과 오랜 기간 호흡을 맞춰온데다 글로벌 소싱 능력 또한 탁월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김 부사장 외에도 두세 명의 임원이 DMC 담당에서 LCD 사업부로 추가로 전환 배치될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기존 DS부문은 자연스럽게 대대적인 분위기 쇄신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유사 사업부 통합은 스피드 경영을 위한 시스템 전환이다. 보고 체계와 결재 단계를 간소화하면서 사업부장의 독립경영에 힘을 실어주겠다는 것이다. 삼성은 조직개편을 통해 그동안 글로벌 순위에서 상대적으로 처져 있는 생활가전·프린터·컴퓨터·네트워크·카메라·시스템LSI 등 6개 사업부를 적극 육성할 것으로 예상된다.
신설 조직에도 관심이 집중됐다. 신사업추진단과 삼성종합기술원은 창립 40주년에서 밝힌 ‘100년 기업 삼성전자’를 만들기 위한 핵심 브레인 역할이 기대된다. 지난 1년간 임형규 사장이 이끌었던 신사업팀의 위상이 사업단으로 격상된데다 통상적으로 고참급 사장이 맡아오던 종합기술원에 이례적으로 차세대 반도체 개발의 선두주자인 김기남 사장이 임명된 것은 이를 방증한다. 신사업추진단은 지금까지 신사업팀이 준비해 온 바이오시밀러 사업 등 의료·바이오 분야를 공격적으로 전개해 나갈 것으로 예상된다. 전문가들은 이르면 1월 글로벌 기업 및 연구기관과 파트너십 체결이 이뤄질 것으로 전망한다.
경영지원실은 투톱 체제 해체 이후 그동안 사업부별로 나뉘어 있던 스텝 부서를 통합 관장할 예정이다. 이건희 회장과 이학수 실장의 퇴진 이후 사라진 그룹 구조조정본부가 전자 내에서 사실상 부활한 셈이다. 최지성 사장은 물론이고 COO의 자격으로 경영 전면에 나선 이재용 부사장을 보좌하는 기능이 주가 될 것이라는 관측도 나왔다.
김원석·양종석기자 stone201@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