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과 그래픽, 사운드, 캐릭터 등 4개 부문으로 이뤄진 기술창작상은 개발자들에겐 최고의 영예다. 본상은 게임의 완성도분 아니라 마케팅이나 해외 진출 등 다양한 흥행 요소가 선정 기준에 들어가지만 기술창작상은 말 그대로 해당 분야에서 올해 최고로 잘 만든 게임을 뽑기 때문이다.
특히 그래픽과 사운드라는 게임 기술의 쌍두마차는 올해도 대한민국게임대상 시상식을 화려하게 밝힐 전망이다. 가장 치열한 경합이 예상되는 그래픽 부문은 현실과 게임의 경계가 점점 사라지고 있다는 느낌을 준다. 그렇다면 과연 언제쯤 영화 정도의 수준을 낼 수 있을까. 전문가들은 그 시기를 5년 후 정도로 본다. 그 관건은 3D 캡처 기술이다.
현재 3D 게임 그래픽은 미리 게임 속 사물을 그려놓고 이를 재생하는 방식이다. 캐릭터는 실시간으로 움직이지만 자연 경관이나 건축물 등은 미리 만들어놓았다는 말이다. 마치 80년대 드라마 세트장과 비슷한 수준이다. 반면 3D 캡처 기술은 게임 내 모든 그래픽 요소가 실시간으로 묘사되는 방식이다. 이론적으로 3D 캡처 기술이 실현되면 게임 그래픽은 영화와 다름없는 수준으로 올라간다. 전문가들은 앞으로 5년 뒤면 이 기술이 사용된 게임이 나오기 시작하고 10년 후면 대중화되리라 예상한다.
황철웅 블루홀스튜디오 아트디렉터는 “2014년 쯤이면 영화인지 실제인지 구분이 안 될 정도의 온라인롤플레잉게임이 나오겠지만 극한의 사실감이 모든 게임에 적용되지는 않을 것”이라며 “아티스트와 게임에 따라 추구하는 방향성이 다르고, 기술은 이를 효과적으로 표현하는데 필요한 요소일뿐”이라고 설명했다.
사운드의 중요성도 그래픽 못지않다. 과거 게임 사운드는 8비트 모노에 그쳤지만 현재 콘솔게임에서는 영화와 똑같은 5.1채널 사운드까지 즐길 수 있다. 인터넷 네트워크라는 서비스 상의 제약이 있는 온라인게임에서도 16비트 스테레오 사운드가 대세로 자리잡았다.
사운드 기술의 한계는 실제 소리를 녹음하면 실제와 다르다는 사실이다. 현재 국내 게임 개발사 중 가장 많은 사운드 관련 인력을 보유한 엔씨소프트 변종혁 사운드3팀장은 “박수소리를 녹음하기 위해 사람이 치면 박수처럼 안들린다”며 “소리를 만들어내는 방법을 폴리라고 하는데 외국과 달리 아직 국내에선 제대로 된 폴리 사운드 만들어내는 곳이 없다”고 설명했다.
결국 영화나 방송 드라마에 사용되는 수준의 폴리가 사용될 수 있는 지 여부가 게임 사운드의 현실감을 좌우하게 된다. 사운드 전문가들은 게임 개발사가 소리에 조금 더 투자하면 지금보다 훨씬 현실감 높은 소리를 낼 수 있다고 평가한다. 4세대 물리엔진과 실시간 3D 캡처, 그리고 폴리 사운드가 더해지는 미래의 게임은 지금보다 한 차원 높은 즐거움을 우리에게 선사할 것으로 기대된다.
장동준기자 djja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