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년간 전 세계 누적이용자 10억명이자 가장 많은 외국인이 접해온 문화콘텐츠인 한국 게임산업의 2009년 현실은 기대와 우려가 공존하고 있다. 좋은 소식부터 살펴보자. 올해 국내 게임산업은 ‘신성장동력’이라는 수식어가 부끄럽지 않은 성과를 거뒀다. 한국 게임산업은 작년 10억달러 수출이라는 큰 기록을 달성한 후, 올해는 무려 15억달러를 돌파할 전망이다.
지난 11월 개최된 국제게임전시회 ‘지스타2009’는 역대 최대 규모의 국내외 업체 참여, 24만명의 경이적인 관람객 등 한국 게임산업의 새로운 상징으로 자리매김했다. 최대 해외시장이라고 할 수 있는 중국과 ‘한중게임산업공동위원회’라는 전략적 협력 장치를 마련한 점도 의미가 크다.
이제 나쁜 소식을 이야기할 차례다. 한 마디로 위에 언급한 희소식들이 100% 완벽하지 않다는 사실이다. 게임 수출은 주로 온라인게임 분야에 편중돼 있고 저작권 침해가 심각해지는 추세다. 지스타도 중소업체들의 해외진출 기회를 마련해주는 기능 보강이 필요하다. 중국과의 협력 관계 구축도 실질적인 성과를 내기까지는 시간과 노력이 지속적으로 투입돼야 한다.
한국 게임산업이 직면하고 있는 또 다른 어려움은 우리사회에 만연되어 있는 게임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다. 아직도 적지 않은 수의 사람들이 게임을 생각할 때 사행성과 게임 과몰입의 문제를 떠올리며, 게임산업을 진흥의 대상이 아닌 규제의 대상이라 보고 있다.
그렇다면 한국 게임산업이 지속 발전하기 위해 해결해야 할 과제는 무엇일까? 현재 국내 게임산업의 주축을 이루고 있는 온라인게임의 성장을 지속이 중요하다. 아울러 ‘아이폰’의 등장이 보여주듯 콘텐츠 생산·유통경로의 급속한 변화를 보여주는 모바일분야의 게임, 세계시장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비디오게임 등 다양한 영역에서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해야 한다. 또 다른 과제는 사행성과 청소년 게임 과몰입에 대한 사회적 우려를 적정 수준으로 낮추는 일이다.
사행성 우려를 해소하기 위해 문화부·경찰청·사감위 등 관계부처가 적극 협력하고 있으며, 그린게임캠페인과 같은 게임업계 내부의 자율 규제 활동도 지속하고 있다. 청소년 게임 과몰입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문화부는 게임업계의 적극적인 협력을 바탕으로 전문가 TF를 운영하고 있다.
게임산업에 대한 기대와 우려는 게임산업의 속성에서 비롯되는 당연한 혼란일 수 있다. 정부의 역할은 게임업계가 이런 복잡한 상황을 잘 헤쳐나갈 수 있도록 등대를 밝히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게임산업에 대한 사회의 우려를 최소화하면서, 국내 게임산업계가 보다 크고 성능 좋은 배로 갈아타고 큰 대양으로 나아가 세계 1위의 문화창조 콘텐츠로 지속성장 할 수 있도록 적극 뒷받침해 나갈 것이다. 그 새로운 시작이 2009 대한민국게임대상이다.
유병한 문화체육관광부 문화콘텐츠산업실장 yu3491@korea.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