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준기 동부그룹 회장이 핵심 계열사인 동부화재 주식 300만주를 처분했다. 동부하이텍 재무 개선을 위한 사재 출연금 3500억원을 충당하기 위한 일환으로 보인다.
동부화재는 21일 김준기 회장이 지난 18일과 이날 두 차례에 걸쳐 시간외 매매 방식으로 동부화재 주식 300만주(4.24%)를 매각했다고 공시했다. 매각 가격은 주당 3만900원으로, 총 927억원 규모다. 김 회장이 내놓은 지분들은 연기금과 투신사 등 기관투자가들에게 주로 팔린 것으로 알려졌다.
김준기 회장은 지난 10월 동부하이텍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사재 3500억원을 연내 출연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동부하이텍이 100% 보유한 동부메탈 주식 50%를 직접 인수해 자신의 사재가 동부하이텍에 투입되도록 하겠다는 것이 골자다. 그 첫 단계로 김 회장은 지난달 1인 주주회사인 동부인베스트먼트를 설립하고 1500억원을 동부하이텍에 투입한 바 있다.
이번 동부화재 주식 매각으로 김준기 회장의 출연계획 중 약 1000억원이 남게 됐다. 동부그룹은 회장의 추가 지분 매각은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동부그룹 측은 “이번 매각을 통해 3500억원 출연 계획 중 2500억원을 조달했으며 나머지 금액은 지분 매각 외의 다른 출연 방법으로 조달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동부그룹은 김 회장의 사재출연과 동부하이텍 농업부문, 유화부문 매각 등을 통해 최종적으론 1조5000억원을 조달할 계획이다. 현재 1조9000억원에 이르는 동부하이텍 반도체부문 차입금을 4000억원 수준으로 낮춰 반도체 사업 경쟁력을 제고하기 위해서다.
윤건일기자 benyu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