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공공기관 패키지 SW 예산 `최악`

 내년 정부의 정보화 예산이 2년 만에 소폭 증가세로 반전됐으나 공공기관 패키지 소프트웨어(SW) 구매 예산은 오히려 역대 최저치를 기록, 패키지 SW업계가 직격탄을 맞게 됐다.

 특히 외산 SW가 대부분을 차지하는 운용체계(OS)·시스템 등의 SW 예산은 두 배 가까이 늘어 국산업체의 타격이 클 것으로 예상됐다.

 21일 지식경제부의 ‘공공기관 SW 수요예보’ 자료 5년치(2006∼2010년)를 분석한 결과 내년 패키지 SW 구매 계획은 총 1424억원으로 올해 1482억원보다 3.9% 감소했다. 이는 최고치를 기록한 지난 2006년 2510억원의 60%가 안 되는 역대 최저치다.

 분야별로는 마이크로소프트(MS) 새 운용체계(OS)인 ‘윈도7’ 출시로 인한 교체수요를 예상해 OS가 올해 36억2100만원에서 85억9500만원으로 136% 급증했다. 외산, 미들웨어와 유틸리티 등이 주를 이루는 시스템SW도 118억원에서 267억5000만원으로 두 배 이상 늘었다.

 반면에 국산 SW가 많이 투입되는 기업관리용 SW는 130억2000만원에서 33억3000만원으로 3분의 1로 줄었다.

 지경부 관계자는 “경기 침체 시 정부가 1순위로 예산을 깎는 분야가 정보화 예산이고, 이 가운데 우선순위로 고려되는 게 패키지 SW 업그레이드 비용”이라면서 “패키지 SW를 도입하는 게 직접 개발하는 것보다 비용 절감 효과는 우수하지만 국산 SW의 낮은 브랜드 파워 때문에 써보지도 않고 도입을 꺼리는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국산 SW업계는 정부가 글로벌 패키지 SW업체 육성을 강조하며 이들 간 인수합병(M&A)을 위한 펀드까지 출범시켜 놓고도 정작 수요 진작을 위한 예산 배정에는 소극적이라고 비판했다.

 SW업계 한 사장은 “소프트웨어 서비스(SaaS)나 클라우드 컴퓨팅, 융합 SW 등 차세대 솔루션의 기본이 되는 것이 패키지 SW여서 이에 대한 투자가 정책적으로 늘어나야 하는데도 줄어들어 아쉽다”며 “해외에 패키지 SW를 판매할 때 바이어가 가장 많이 보는 것이 국내 공공기관의 도입 실적인 것을 감안하면 공공기관이 국산보다 외산을 더 배려하지 않으면 국산업체의 입지는 더욱 좁아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정부는 내년에도 조기 집행 기조를 이어가며 내년 상반기 정보화사업 평균 집행률을 91.3%로 끌어올리기로 했으나 패키지 SW는 이보다 낮은 72%로 잡아 이에 대한 업계의 불만도 증폭됐다.

 정진욱기자 coolj@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