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벤처, e마켓서 수출길 연다

 2006년 설립된 난방필름업체인 렉스바(대표 김호섭)는 올해 수출 70만달러 가운데 27만달러를 e마켓인 알리바바닷컴 등을 통해 수출했다. 나머지 오프라인 수출 중 상당분도 온라인에서 바이어 정보를 얻은 결과다.

 이 회사는 2007년부터 글로벌 e마켓을 이용했다. 올해는 350건 정도의 거래제안서(인콰이어리)를 받았다. 이종근 렉스바 과장은 “인콰이어리 가운데 7∼8%가 수출로 이어진다”며 “e마켓을 통해 올해 루마니아·독일·러시아 등의 시장을 개척할 수 있었다”고 소개했다.

 글로벌 e마켓플레이스로 해외 시장 개척에 성공하는 중소·벤처기업이 늘어났다. 2000년대 전후 크게 활성화가 기대됐던 e마켓은 비대면 거래에 따른 신뢰성 부족 등으로 활기를 띠지 못했으나 최근 온라인 비즈니스 환경이 개선되면서 e마켓을 이용하는 업체가 늘어났다.

 2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중소·벤처기업이 신규 바이어 발굴과 신시장 개척을 위해 글로벌 e마켓을 적극 활용하고 있다. 최근에는 사업 초기부터 온라인만을 타깃으로 뛰어드는 업체도 등장했다.

 전문가들은 기업과 상품 인지도가 낮은 중소·벤처기업에 글로벌 e마켓이 좋은 수출 루트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온라인 거래는 다수의 바이어에게 기업 정보를 노출할 수 있는데다가 추가 요구 정보도 실시간으로 제공할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초 설립된 2인 기업 신지모루(대표 정찬호)는 올해 7월 첫 개발품인 아이팟 전용 카세트데크를 8월부터 해외 e마켓에 올려 수출하는 성과를 올렸다. 기업 대 개인(B2C) e마켓인 아마존과 e베이를 활용했다. 올해 수출실적이 4만5000달러에 이를 것으로 보고 있다. 정찬호 사장은 “외국 바이어들은 품질을 너무 따져 바로 소비자에게 접근했다”며 “소비자 수요에 적합하게 개발한 제품은 온라인의 수출 효과가 더 크게 나타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설립 6년차인 계측기 수출업체 누비콤(대표 신동만)은 작년 8월 알리바바닷컴에 상품정보를 올린 후 지금까지 60만달러를 수출했다. 기존에도 e마켓으로 부분 수출해온 이 회사는 배너광고를 하는 등 공격적으로 마케팅을 펼쳤으며 이로써 다수의 잠재 바이어 정보를 얻었다. 회사는 한 달 평균 50건 정도의 주문의뢰서를 받는다.

 이 같은 추세에 맞춰 무역협회는 내년 중소·벤처기업을 대상으로 한 온라인 해외마케터 양성과정 개설을 추진한다. 이왕규 협회 상무(e비즈 지원본부장)는 “e마켓에 올려 놓는다고 수출되는 것은 아니고 지속적으로 관리를 해야 한다”며 “e마켓을 통한 수출 성공 노하우를 익힐 수 있는 교육사업을 내년에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준배기자 joo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