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베트남 휴대폰 공장 부품업계 반응 `극과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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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삼성전자 베트남 휴대폰 공장에 대한 부품업체들의 행보가 엇갈리고 있다.

 베트남이 향후 삼성전자 휴대폰의 글로벌 생산기지가 될 것을 대비해 적극적으로 진출해 선점효과를 노리겠다는 ‘개척자형’이 있는가 하면, 경쟁 업체가 먼저 인프라를 닦아 놓으면 그 후에 대응하겠다는 ‘후순위 진출형’이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피앤텔·삼성광통신·플렉스컴·성우전자 등이 ‘개척자형’으로, 신양엔지니어링·알티전자·인탑스 등이 ‘후순위 진출형’으로 분류된다.

 휴대폰 케이스 업체인 피앤텔은 박닌성 옌퐁공단 인근에 이미 부지를 확보했으며, 내년 하반기부터 생산에 돌입할 계획이다. 장기적으로는 EMS를 구축해 완제품 휴대폰 생산까지 준비하고 있다. 삼성광통신도 휴대폰용 카메라모듈 업체 중 제일 먼저 베트남 진출을 확정하고, 생산 설비 구축 등 관련 작업을 추진하고 있다. PCB 전문업체인 플렉스컴은 설비 작업을 완료했지만, 표면실장장비(SMD) 구축을 위해 추가 공사를 실시하고 있다. 내년 1분기 말까지 생산라인 구축을 완료한다는 계획이다. 키패드 업체인 서원인텍은 내년 1월까지 공장을 완공할 계획이며, 휴대폰용 카메라 셔터 제조업체 성우전자는 내년 5월 생산라인 가동을 목표로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

 베트남에 진출한 협력사 관계자는 “삼성전자 베트남 공장이 안정화될 때 진출하려고 한다면 이미 늦는다”면서 “초반에 고생하더라도 선점 효과를 거두기 위해 공격적으로 대응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반면 휴대폰 케이스 업체인 신양엔지니어링, 금속기구물 전문업체인 알티전자 등은 당분간 중국 공장을 위주로 베트남 수요에 대응할 계획이다. 베트남 현지에서 조달 가능한 원자재가 거의 없어 어차피 수입해 써야 할 상황이기 때문이다. 또 초기 물량이 없어 베트남에 생산라인을 구축해도 당장 설비를 돌리지 못할 바에야 중국 후이저우 등에서 육상운송을 통해 부품을 공급하겠다는 계산이다. 후이저우에서 하노이까지 육상 물류 시간은 9시간 정도 소요된다.

 업계 관계자는 “지금은 중국-베트남 간 육상 운송할 때 국경에서 차량을 교체해야 하는 문제가 있지만 양국 정부와 삼성전자가 노력하고 있어 곧 해결될 것으로 본다”면서 “육상 물류의 효율성만 높아지면 중국 공장에서도 충분히 대응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한편 삼성전자의 7번째 휴대폰 생산기지인 베트남 공장은 중·저가 휴대폰을 중심으로 장기적으로 연 1억대까지 생산 규모를 확대할 전망이다. 그러나 인프라가 너무 부족해 내년에는 연 3000만대 정도가 예상된다. 베트남 공장은 자체적으로 설비를 완비하고 있어 3000만대 중 절반 정도는 직접 처리하고, 나머지 절반 물량을 협력업체에 위탁할 것으로 보인다.

 이형수기자 goldlion2@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