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분기 우리나라 제조업의 노동생산성이 큰 폭의 증가세로 돌아섰지만 노동투입량 감소에 따른 것이어서, 최근 경기 회복이 일자리 창출에는 기여하지 못한 것으로 확인됐다. 또 IT 부문의 노동생산성은 비IT 부문의 5배에 달했다.
지식경제부와 한국생산성본부는 3분기 제조업 노동생산성이 전년동기 대비 7.7% 상승, 지난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4분기만에 큰 폭의 증가세로 반전했다고 23일 밝혔다.
이는 수출 및 경기부양책의 영향을 받았던 자동차(16.1%), 반도체전자부품(13.1%), 조선(19.8%) 등 세계 선도권 제조업종을 중심으로 생산성이 크게 증가한데다, 노동투입량이 3.1% 감소한 데 따른 것으로 분석됐다.
노동생산성은 정부와 민간이 생산한 산출량을 노동투입량으로 나눈 것으로 경기 흐름의 지표가 된다.
실제 산출량은 설비투자가 7.4% 감소한 것을 제외하면 정부 소비(5.0%)·건설투자(2.7%)와 민간부문의 소비(0.8%)와 수출(1.8%)이 모두 전년 동기대비 증가했다. 반면, 노동투입량을 구성하는 근로시간은 0.3% 소폭 증가로 선회했으나, 근로자수는 3.4%나 감소했다.
부문별 노동생산성은 전 부문의 노동생산성이 증가한 가운데 IT부문의 회복세가 비IT(4.0%)의 5배에 달하는 19.9%로 두드러졌다. 또 대기업은 글로벌 경제위기 이전의 생산성수준을 상회했으나 중소기업은 생산성 회복이 지체되고 있는 실정이다.
업종별로는 22개 제조업 중 자동차트레일러(28.1%), 전자부품영상음향통신장비(19.5%) 등 13개 업종의 노동생산성이 증가해 전년동기 수준을 회복했다. 또 시간당 명목임금을 노동생산성으로 나눈 제조업의 단위노동비용은 전년동기대비 9.7% 하락해, 노동생산성(7.7%)이 큰 폭으로 상승한 반면, 시간당 명목임금 -2.8%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명목임금의 하락이 4분기째 지속되고 있고 실질임금도 감소세가 지속되는 상황이다.
정종영 지경부 기업환경개선팀장은 “글로벌 경제위기 이후, 경기회복이 가시화되고 있지만 고용증가로 직결되지 않은 것은 고용지표가 경기흐름에 후행하기 때문”이라며 “전체적으론 경기회복의 초기적 신호를 반영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경민기자 kmlee@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