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2011년부터 상장기업을 대상으로 국제회계기준(IFRS)이 도입됨에 따라 새해초 부터 법인세법 개정작업에 들어간다.
22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정부는 2011년부터 상장기업은 IFRS가 적용되는 반면 비상장기업은 일반회계기준을 적용받기 때문에 연내 일반회계 기준이 확정되면 법인세법 개정에 대해 논의하기로 했다.
IFRS는 기업의 회계처리와 재무제표의 국제적 통일성을 높이기 위해 국제회계기준위원회에서 공표하는 기준으로, 우리나라는 2011년부터 상장기업에 한해 의무적으로 이 기준에 따르도록 했다.
또 비상장기업에 대해서는 IFRS를 적용하지는 않더라도 이 기준에 상당 부분 부합하는 방향으로 현행 일반회계기준을 변경하는 작업이 진행중이며 연내에 결론이 나올 예정이다.
주영섭 기획재정부 조세정책관은 “대부분 기업이 적용대상인 일반회계기준이 확정되지 않아 IFRS와 일반회계기준을 함께 놓고 종합적 판단을 할 수 없다”며 “따라서 현재로선 정부가 구체적인 법인세법 개정방향을 정한 것은 아닌 상태”라고 말했다.
한국조세연구원도 이날 ‘IFRS 도입에 다른 법인세법 개정방향’에 관한 정책토론회를 개최하고 세법 개정 필요성을 제기했다.
심태섭 한국조세연구원 초빙연구위원(단국대 교수)은 “IFRS 도입시 세법 변화가 없다면 기업의 납세순응비용이 증가할 것”이라며 “구체적으로 유형자산 감가상각비처럼 회계상 비용으로 계상해야 세법상 손금으로 인정되는 결산조정항목의 경우 IFRS 체계에서는 비용으로 계상하기 쉽지 않은 만큼 신고조정으로 전환하는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또 거래할 때 주로 사용하는 통화로 회계장부를 작성토록 하는 기능통화에 대한 명시적 규정이 법인세법에 필요하고, 역으로 IFRS에는 정형화된 재무제표 형식이 없어 세법 개정을 통해 표준재무제표 형식을 바꿔야 한다고 주문했다. 다만 자산의 가치를 취득원가로 평가토록 한 종래 회계기준과 달리 IFRS는 시장가격을 반영한 공정가치로 평가하도록 했지만 이 경우 미실현손익에 대한 과세가 이뤄지는 것이기 때문에 공정가치평가에 관한 법 개정은 불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현재 IFRS 규정은 계속 변경될 가능성이 있는데 이 경우 법인세법 규정도 매번 개정 여부를 검토해야 해 법적 안정성이 떨어질 수 있다”며 “장기적으로 기업회계기준과 법인세법의 관계를 어떻게 할지에 대한 검토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권상희기자 shkwo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