높아진 원달러 환율이 연말 증시 최대 변수로 떠올랐다. 이번주 들어 달러값이 한달 만에 1180원을 돌파한 데 이어 강세 국면 속 변동성이 커지면서 국내 증시에 어떤 영향을 줄지 관심이 모아졌다.
22일 원달러 환율은 3.80원 내린 1179.90원으로 마감했다. 전날(1183.70원)보다 0.3원 상승한 1184.00원으로 출발해 오전 한때 1187원에 육박했지만 오후 들어 낙폭이 커지며 10원 가까이 떨어지는 장세를 연출했다. 연말 거래량이 줄면서 변동성이 컸다.
전문가들은 최근 달러 강세가 안전자산 선호 현상으로 인한 추세적인 전환은 아니라는데 의견을 모았다. 달러 강세의 원인이 호재와 악재를 동시에 품고 있어 증시 영향은 제한적이라는 진단이다.
지난달 두바이 사태에 최근 유럽 일부 국가의 신용 하락으로 달러 강세는 어느 정도 예견된 상황이다. 여기에 미국의 경제가 서서히 회복되고 있다는 기대감이 달러 가치를 상승시켰다.
박중섭 대신증권 연구원은 “당분간 강세가 유지될 것으로 보지만 증시에는 큰 영향이 없을 것”으로 내다봤다. 강 달러의 주 원인으로 지적되는 것은 12월 들어 개선되기 시작한 미국 경제 지표다. 비관적으로 바라봤던 미국 경제가 생각보다 괜찮다는 것이 확인되면서 달러 가치가 오르고 있다. 박중섭 연구원은 “미국의 경기가 좋아지는 것은 그 자체로 증시에 호재가 된다”며 “특히 우리나라의 IT, 자동차 등 수출 기업에 수혜가 예상돼 투자심리 회복을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원화 값이 상대적으로 높아지면서 외국인 자금 유입은 둔화될 수 있다. 하지만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금리 동결을 선언하면서 안전자산 선호를 우려하기는 이르다.
강달러의 또 다른 원인으로 지목되는 유로화 약세도 장기적인 이슈는 아니다. 최성락 SK증권 연구원은 “현재 달러는 유로·엔화 등 상대편 통화의 가치가 하락하면서 상대적으로 오른 측면이 크다”며 “그리스의 국가 신용도 하락이 하나의 이벤트로 작용했지만 이탈리아·스페인 등 다른 국가의 문제가 당장 불거지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돼 급격히 달러가 오르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차윤주기자 chayj@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