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의 핵심 부품인 반도체와 LCD 영업에 최지성식(式) 변화가 예고됐다.
최지성 사장은 22일 기흥사업장에서 열린 반도체·LCD사업부 글로벌 전략회의에서 양대 사업의 영업방식을 빗물에만 의존해 농사를 지을 수 있는 ‘천수답’에 비유하면서 해결 방안을 주문했다.
최 사장은 회의에 참석한 임직원들을 대상으로 영업 전략의 변화 필요성을 지적하며 자기 혁신을 주문했다. 최 사장은 “삼성전자 반도체와 LCD가 세계시장에서 절대적 우위를 확보했지만 자기혁신을 통해 한층 더 경쟁력을 갖춰나가야 한다”며 “삼성전자가 초경쟁력을 확보하고 있음에도 천수답 같은 영업을 지속하고 있다는 것은 해결해야 할 과제”라고 밝혔다.
최 사장의 이 같은 지적은 D램 등 핵심사업 부문이 시장 가격이 좋을 때는 엄청난 이익을 내지만 세계 수요가 위축되면 제품 가격 폭락으로 영업적자가 발생하는 문제점을 개선할 영업력을 확보하라는 주문으로 분석됐다. 특히 TV·휴대폰 등 완제품 영업 분야에서 잔뼈가 굵은 최 사장의 입김이 부품 사업부에 본격적인 영향을 끼칠 신호탄으로 해석됐다.
삼성전자는 앞선 조직 개편에서 세계 각지에서 영업을 담당하는 지역총괄을 확대 개편하면서 반도체 분야의 영업을 반도체사업부가 직접 관장하도록 하는 등 반도체 영업력 강화에 신경을 쓰고 있다. 현실적으로 PC·TV 등 완제품 시장의 ‘종속변수’가 될 수밖에 없는 반도체와 LCD는 구조적으로 급격한 가격 변동에 노출될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 최 사장의 이번 언급이 삼성전자의 영업 방식에 어떤 변화를 줄지 주목됐다.
한편 이날 회의에는 최고운영책임자(COO)인 이재용 부사장과 최고재무책임자(CFO) 윤주화 사장을 비롯해 국내와 해외 각지의 임원과 간부 250여명이 참석했다.
양종석기자 jsya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