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산화한 `엠샵`, 과기 언어계의 한글로 만들 것”

“국산화한 `엠샵`, 과기 언어계의 한글로 만들 것”

 국내 한 벤처기업이 과학기술 전반에 기초적으로 사용되는 범용 소프트웨어(SW)를 국산화했다.

 셈웨어(대표 권욱현 www.cemware.com)와 서울대학교 제어계측신기술연구센터는 공동으로 이공학 분야의 교육과 연구에 쓰는 획기적인 범용 과학기술 소프트웨어인 엠샵(M#)을 출시했다. 불모지나 다름없는 범용 소프트웨어의 국산화에 획기적인 업적을 이뤄냈다.

 특히 이 SW의 언어구조는 중·고등학생 및 대학생들까지도 손쉽게 사용할 수 있도록 학교 교과목에서 나오는 수식을 그대로 따르게 개발된 것이 특징이다. 엠샵은 과학기술 분야의 수학, 자동제어 수치해석, 신호처리, 동역학 해석, 전기전자회로 해석, 진동 해석 등의 이공학 전 분야에서 교육 및 산업체 연구 개발에 이용할 수 있다.

 엠샵 개발을 진두 지휘한 김찬중 서울대 기계항공공학부 교수(49)는 ‘엠샵을 과학기술 언어계의 한글로 만들겠다’는 강한 의지를 피력했다.

 엠샵은 세종대왕이 한글을 만들어 일반인이 쉽게 익히고 쓰게 한 것과 같은 철학으로 개발된 SW다.

 “학생들은 매트랩과 메스메티카 등 외산 SW를 익히는 데 많은 시간을 할애합니다. 정작 각종 공학적 원리를 깨닫는 것보다 수식의 답을 얻기 위해 이들 SW의 언어를 배우는 데 시간을 쓰고 있습니다.”

 김 교수는 학생들이 불필요한 곳에 많은 시간을 쓰는 것이 안타까웠다. 그렇게 개발된 것이 엠샵이다.

 엠샵은 별도의 프로그래밍 언어를 배울 필요 없이 바로 사용할 수 있다. 문법을 최소화하고 수식 그대로를 푸는 것이다. 즉, 미분·적분 등을 하고 싶으면 그냥 그대로 수식을 쓰면 계산이 완료된다. 방정식의 근도 방정식만 써넣으면 바로 계산이 돼서 나온다.

 “모든 예술은 음악의 상태를 동경합니다. 바로 듣고 느낄 수 있기 때문입니다. SW도 마찬가지입니다. 생각한 대로 입력하고 결과가 나오는 SW를 개발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는 이런 기본 개념을 바탕으로 엠샵을 설계하고 개발했다. 이 같은 개념을 잡는 것이 가장 어려운 일이었다고 회상했다. 기발한 아이디어에서 SW의 개발이 시작됐다.

 엠샵을 개발하면서 판로를 고민했던 김 교수는 우연히 셈웨어를 알게 됐다. 권욱현 서울대 명예교수가 설립한 셈웨어는 국내에서 유일하게 과학기술 범용 패키지인 셈툴(CEMTool)과 심툴(SIMTool)을 개발해 보급해온 벤처기업이었다.

 “기존 셈웨어가 보유한 셈툴과 심툴에 엠샵을 합쳐 자동제어에서 수치해석 등 과학 기술 전분야에 걸쳐 알고리듬을 분석하고 설계하는 SW를 순수 국내 기술로 보급하게 됐습니다.”

 김 교수는 셈웨어와의 만남으로 과학기술 범용 소프트웨어 국산화에 더욱 박차를 가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끊임없는 연구개발을 통해 대한민국 과학기술 발전과 교육에 기여할 것”이라며 “나아가 국산 SW가 전 세계 공학 교육은 물론이고 산업 현장에 적용되는 날을 기대해달라”며 환하게 웃었다.

  김인순기자 insoo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