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증권 러서치센터 간판이 유재성 센터장 단독체제로 바뀐다. ‘증시 비관론자’로 색깔있는 견해를 밝혀 온 김학주 상무가 센터장 자리에서 물러나 애널리스트 본연의 업무로 돌아간다. 대표적인 비관론자 김학주 상무 퇴진에 따른 삼성증권 리서치센터의 변화가 예상된다.
23일 삼성증권은 기존 파트 단위를 팀으로 격상하고, 임원단위 조직인 담당을 신설하는 내용의 조직개편안을 발표했다. 무엇보다 리서치센터의 변화가 눈에 띈다. 2006년 3월부터 4년 가까이 유지했던 기존 공동 센터장 체제가 유재성 단일 센터장 체제로 바뀐다.
삼성증권은 이례적으로 두 명의 센터장을 두고 업무를 나누는 독특한 체제를 유지해왔다. 유재성 센터장은 지난해 개설한 리서치센터 홍콩지점에 근무하면서 금융담당 상무로 은행 분석 업무를, 김학주 상무는 시황분석 및 투자전략, 국내 경제에 대한 전망을 제시해왔다.
유재성 센터장은 기존 금융업종 분석에 센터장 살림 전체를 책임지게 됐다. 김학주 상무가 맡던 시황 및 투자전략 업무까지 넘겨받을 지는 결정나지 않았다. 삼성증권 관계자는 “유재성 센터장이 어제 저녁에서야 홍콩에서 급히 귀국해 리서치센터 내에서의 정확한 업무 분담은 결정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김학주 상무는 센터장 자리에서 물러나지만 상무이사 보직은 유지한다. 김학주 상무는 “시황, 투자전략 등 애널리스트 본연의 업무에 집중할 계획”이라며 “성격상 센터장보다는 스페셜리스트로 남는 것이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김학주 상무 퇴진은 증권가에서 비상한 관심을 모았다. 업계 한 관계자는 “지난해 내놓은 연간 증시 전망이 올해 장과 엇갈리면서 교체론이 나온 것으로 알고 있다”고 귀뜸했다. 하지만 리서치센터 전망이 맞고 틀리는 일은 비일비재해서 오히려 영업 조직과의 불협화음이 퇴진에 무게를 실었다는 견해가 나오고 있다. 장이 좋을 것이라는 희망을 주는 것이 증권사 입장에서는 기관 투자자를 유치하는데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업계 또다른 관계자는 “리서치센터가 긍정적인 전망을 쏟아내며 법인영업에 힘을 실어줘야 하는데 소신론을 펼치다 보니 조직 내에서 미운털이 박힌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김학주 상무가 소신있는 견해로 나름의 브랜드를 확립했지만 조직 내에서는 달갑지 않은 존재였다는 분석이다.
삼성증권 관계자는 “김학주 상무가 리서치센터장으로서 센터 내 조직관리 등 업무에 부담을 느껴 스스로 퇴진한 것”이라며 과도한 해석을 경계했다. 그는 “센터장 업무를 넘기고 앞으로 할 일에 대해서는 추후 논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차윤주기자 chayj@etnews.co.kr